야당, 이균용 임명안 반대 기류…부결시 정국 혼란 불가피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3-10-04 14:43 수정일 2023-10-04 14:45 발행일 2023-10-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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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인청특위 의원들, 동료들애 부결 호소 친전
홍익표 “부정적 여론…부적절한 인물이면 부결이 맞아”
국민의힘 “대법원장 장기 공백이 민생인가” 강력 반발
이균용 후보자, 인사청문회<YONHAP NO-4829>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오는 6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 표결을 앞두고 야당이 ‘부결’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이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35년 만에 대법원장 장기 공백이 발생한다. 이와 관련해 여당은 강하게 반발, 여야간 대치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4일 동료 의원들에게 임명동의안 부결을 호소했다.

이 후보자 인청특위 야당 간사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대법원장 후보자는 대한민국 사법부 수장으로 그 어느 자리보다 높은 도덕성과 준법의식, 책임성과 균형감각을 가져야 한다”며 “불운하게도 이 후보자는 그런 후보자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과정을 통해 확인된 것이라곤 이 후보자 본인을 비롯한 처가, 자녀의 재산 형성 과정의 문제점, 공직자로서 기본인 재산문제에 대한 불성실한 소명과 무책임한 답변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관의 자격과 가치관, 그간의 판결로 봤을 때도 이 후보자가 국민에게 환영받는 대법원장이 될 순 없다는 점도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도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전반적인 당내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라며 “인사청문회 결과에 따라 부적절한 인물이라면 부결하는 게 맞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대법원장 공백 장기화에 따른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대법원장 공백에 따른 혼란보다 부적절한 인물이 취임하는 데 따른 사법부 공황 상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에 경고하겠는데, 이런 인물들을 계속 보내면 제2, 제3이라도 부결시킬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의 이 같은 반대 속 여당인 국민의힘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장기 공백이 민주당이 말하는 민생인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이날 “민생을 챙기겠다는 민주당은 이제 그 약속을 지키라”며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한 정쟁에서 민생으로 돌아와 약속을 지키는지 국민이 지켜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명동의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는 만큼 야당에서 30표 이상이 찬성에 투표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일 야당 주도로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다면 대법원장 공백 사태는 더욱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수장이 공석이 된 사법부 전체 혼란도 예상되며, 여야간 책임론 공방 또한 불가피해 보인다. 대법원장 후보 임명 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노태우 정권이던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가 유일하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