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 안팎 만류에도 단식 유지…출구 못 찾고 장기화 분위기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3-09-17 16:42 수정일 2023-09-17 16:43 발행일 2023-09-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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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 찾아와도 앉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 악화
일각에선 단식 중단할 마땅한 출구 없다는 평가
다만 지지층 결집·동정론 등 정치적 이득 해석도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YONHAP NO-2446>
지난 15일 단식 투쟁 16일차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회 당대표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국정 쇄신 등 정부여당을 향한 국민 항쟁을 이유로 시작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이 마땅한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단식 중인 이 대표는 현재 방문객이 찾아와도 앉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저하된 상태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당 소속 의원 및 재야 원로·시민단체 인사들의 중단 촉구에도 이 대표는 단식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가 건강 악화로 병원에 실려 갈 때가 단식 종료 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입원해서도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민주당 상임고문인 김원기·임채정·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이날 이 대표를 찾아 단식을 만류하고 당에 강제입원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김 전 의장은 이 대표와 만남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에 우리가 얘기하겠다고 했고, 이 이상 더 하면 도저히 안 되니까 당이 강제로라도 입원을 하도록, 이 지경에 오면 건강을 생각해야 하니까 그에 따르도록 말했다”고 말헀다.

이 대표는 현재 대답하기 조차 어려운 상태로 전해진다. 임 전 의장은 ‘이 대표가 어떤 대답을 했느냐’는 질문에 “일체 대답을 못하고, 말을 못한다”고 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에게 “투쟁하기 위해서, 승리하기 위해서 이젠 멈춰야 한다. 단식을 조롱·폄훼, 방탄이라 비난하더라도 상관할 필요가 없다”며 “지금은 단식을 중단, 병원치료를 받고 단결하고 강한 민주당으로 요지부동의 철권 정권과 맞서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에서도 이 대표의 강제입원을 강력 검토하고 있으나 단식을 계속 하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확고해 쉽사리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마땅한 출구 전략이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정부여당 인사들이 이 대표를 찾아가거나 하는 등 먼저 움직이지 않는 이상 이 대표 차원에서 출구 전략은 없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이번 단식이 이 대표에게는 정치적 이득이 됐다고 해석도 존재한다. 추석을 앞두고 지지층 총결집과 ‘이재명 동정론’이 일 수 있다는 것이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