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미중갈등에 'K반도체' 몸살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입력일 2023-08-28 14:09 수정일 2023-08-28 14:11 발행일 2023-08-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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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부동산업자며 TV쇼맨 출신인 45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2017~2021년 재임)이 시끄럽게 ‘미국제일’을 외치며 강대국으로 올라선 중국과 무역전쟁을 일으켰다. 여러모로 시끄럽게 정치를 엮다보니 도널드 트럼프는 재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오바마 행정부때 부통령 출신 46대 조 바이든 대통령(2021~현직)은 아예 한 수 더 나아가 인플레감축법(IRA)과 반도체법과 이에 따른 행정명령 등으로 중국을 여러모로 압박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K전기차’도 뒤통수를 얻어맞았고 중국에서 생산과 소비시장을 크게 둔 ‘K반도체’가 몸살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재정적자, 무역적자를 합친 쌍둥이적자를 오랜 세월 겪고 있는 나라다. 이런 판에서 ‘아메리칸 퍼스트’를 떠들며 중국을 압박하는 건 대중(對中)콤플렉스다. 1인당 GDP를 보면 중국은 1만7312달러(2020년)를 반영한 국민총소득 GDP는 24조6811억 달러다. 즉 미국의 23조3931억달러보다 1조2880억달러 차이로 중국의 경제규모가 더 크다고 볼수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중심공급망재편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한국에 공장건설하려던 대만 반도체기업을 설득과 강요로 미국투자로 돌린게 뒤늦게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작년 9월 6일 지나 러몬드 미국상무장관과의 인터뷰에서 대만기업 글로벌에이퍼의 도리스 수CEO와 한시간 통화로 대미투자결정을 받아냈다고 보도했다. 세계3위 실리콘웨이퍼 생산업체 도리스 수CEO는 “한국의 건설비용은 미국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하자 러몬드장관은 “그걸 맞춰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로부터 2주후 텍사스주에 50억달러(약6조9195억원)를 들여 신규공장계획을 밝혔다.

또 미국과 일본의 외교장관과 경제장관은 작년 7월2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경제판2+2’로 불리는 미·일 경제정책협의위원회(EPCC)를 열었다. 사실 대만과 한국에 의존을 벗어나 미·일이 공급구조를 갖기 위해서다.

세계1위 반도체 파운드리 회사인 대만의 TSMC가 미국애리조나 공장 생산가동시기를 1년 늦춰 2025년이 될 것임을 TSMC의 CEO 류더인회장이 밝혔다. 대만이나 한국보다 건축비가 3배 이상인 미국에서 인재확보도 어렵다. TSMC 창업자인 모리스 창은 “미국에서 동일한 칩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 대만보다 50%이상 비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금년 7월17일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제한조치 자제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SIA는 인텔, IBM,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반도체기업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만TSMC 등이 모두 회원사로 가입한 곳이다.

작년에 세계수요의 3분의 1인 1800억달러(약227조원)어치의 반도체를 사들인 중국시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회장이자 SK그룹회장은 최근 7월중순 대한 상의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을 포기하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