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다양한 사회참여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노인일자리

남기철 동덕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입력일 2023-08-14 09:16 수정일 2023-09-18 14:18 발행일 2023-08-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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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철교수
남기철 동덕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제3차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종합계획이 발표됐다.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노인일자리사업)이 2004년부터 시작되었으니 어느덧 20년이 지났다. 노인일자리사업은 노인들에게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과 일자리의 기회를 제공하고, 여기에 참여하는 노인들에게 보조적인 소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2만5000개 일자리 규모로 시작한 노인일자리사업은 올해 88만3000개로 대규모 일자리 사업으로 확대됐다.

노인일자리사업은 그 규모가 큰 만큼 유형도 다양하다. 소규모 사업체를 편성하는 시장형 일자리, 일자리를 연계하는 취업알선형이 있다. 만 60세 이상 고령자를 고용하는 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하는 시니어인턴십, 고령자를 고용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고령자친화기업 등 기업의 고령자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사업도 있다.

또한 지역사회 돌봄이나 안전 등 영역에서 기여하는 사회서비스형도 강화되고 있다. 이제 베이비붐 세대도 본격적으로 노년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것처럼 학력과 인적자본 수준이 높은 노인들도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의미 있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노인일자리사업 전체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여전히 공익활동이다. 약 88만개의 전체 노인일자리 사업 중 공익활동 유형이 60만개가 넘는다. 공익활동은 노인이 지역사회 공익증진을 위해 공공시설봉사, 취약계층 지원과 돌봄 등의 활동에 일정한 시간 참여하고 월 27만원 가량의 수당을 받는 활동이다. 공익활동은 노인의 사회활동에 대한 참여지원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외국도 이와 비슷한 사업들을 운영하곤 한다. 미국의 노인봉사단(Senior Corps), 퇴직노인들의 RSVP(Retired and Senior Volunteer Program) 프로그램 같은 것이 유사한 사례다.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노인 중에서 후기고령층에 해당하는 노인들의 수가 매우 많다. 후기고령층 노인은 공익활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가 높다. 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빈곤 문제가 심각해 사업의 핵심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공익활동을 품질이 떨어지는 노인일자리사업 유형으로 간주하여 이를 도외시한다면 사업에 대한 핵심적인 수요를 간과하는 것이다. 다만 노인일자리사업의 수준을 한 단계 더 고도화되기 위해 공익활동의 혁신이 중요하다.

이번 제3차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종합계획에서는 공익활동의 참여수당을 점차로 인상시키는 것, 연중 중단 없는 참여 확대, 그리고 공익활동의 내용을 질적으로 고도화시키는 내용을 중요한 방향으로 선언하고 있다. 노인들의 활동이 소득의 보충과 아울러 사회적 기여 효과를 가질 수 있도록 공익활동이 설계돼야 한다.

공익적으로 필요한 사회적 활동을 잘 만드는 것은 참여하는 노인의 책임이 아니라 정부의 책임이다. 제3차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종합계획에서 선언한 공익활동의 개선방안, 특히 공익활동의 내용이 다양하고 책임성 있는 사회참여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종합계획에서 밝힌 정책의지가 내실 있는 노인일자리사업 혁신과 사회적 책임 이행의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남기철 동덕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