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돌봄청년’, 일반청년보다 우울감 7배·삶의 불만족 2배 이상 높아

이정아 기자
입력일 2023-04-26 18:52 수정일 2023-04-26 18:52 발행일 2023-04-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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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가족돌봄청년 첫 실태조사… 상반기 중 지원사업 계획 발표
대면 면회 첫날…애틋한 가족<YONHAP NO-3411>
(사진=연합)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거나 그로 인해 생계를 책임지는 ‘가족돌봄청년’이 일반청년보다 우울감을 7배 이상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2022년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첫 실태조사로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실시됐다.

‘가족돌봄청년’이란 중증질환, 장애, 정신질환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고 있거나 그로 인해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만 19~34세 청년을 말한다.

이번 실태조사에는 만 13~18세도 대상에 포함했다. 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담당했으며 총 4만3832명에 대한 설문조사, 810명에 대한 심층조사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가족돌봄청년’의 주당 평균 돌봄시간은 21.6시간으로 주당 15시간 이상 돌봄을 부담하는 비율은 38.5%로 확인됐다.

가족 중에서 돌봄 대상 가족을 가장 많이 돌보고 전반적인 돌봄 상황에 대해 책임지는 주돌봄자는 주당 평균 32.8시간으로 나타났다.

평균 돌봄기간은 46.1개월(주돌봄자 54.7개월)이며 절반 이상이 24개월 이상 돌봄을 제공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돌봄 대상 가족은 할머니가 39.1%로 최다를 차지했다. 이어 형제·자매(25.5%), 어머니(24.3%), 아버지(22%), 할아버지(22%) 순이다.

가사활동에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한 ‘가족돌봄청년’의 비율은 약 34.4%로 일반청년(8.5%)보다 4배 이상이다.

이처럼 ‘가족돌봄청년’은 일반청년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고 우울감이 높으며 미래 계획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22.2%로 일반청년(10%)의 2배 이상이며 주돌봄자의 경우 일반청년(32.9%)의 3배 이상으로 파악됐다.

특히 우울감 유병률은 약 61.5%로 일반청년(8.5%)의 7배 이상이며 주돌봄자의 경우 일반청년(70.9%)의 8배 이상인 것으로 확인돼 심각성을 더했다.

미래계획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36.7%이며 주돌봄자의 경우 그 비율은 46.8%로 더 높다.

이들이 복지서비스로는 생계 지원(75.6%), 의료 지원(74.0%), 휴식 지원(71.4%), 문화여가(69.9%)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주돌봄자는 문화여가보다 심리 지원(76.8%), 만 19~34세 청년은 휴식 지원(77.6%)이 가장 필요하다고 하는 등 다양한 복지 욕구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복지부는 복합적인 복지 욕구를 가진 ‘가족돌봄청년’의 특성을 반영해 연내 맞춤형 사회서비스 지원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관련 계획은 상반기 중 발표 예정으로 우선 학교·병원·지자체 등에서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발굴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도록 발굴 담당 인력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세종=이정아 기자 hellofeliz@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