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방미 앞두고 ‘미국 도·감청 논란’…김태효, 내일 워싱턴행

정재호 기자
입력일 2023-04-10 15:29 수정일 2023-04-10 17:54 발행일 2023-04-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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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용산시대' 하루 앞으로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연합)

최근 유출된 미국 국방부의 기밀문건에 한국 등 동맹국을 도·감청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일단 미 국방부와 법무부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내부 보안 점검과 강화를 포함해 자체 대응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유출 사건 배후로 러시아 정부나 친러(러시아) 조직이 지목된 가운데 동맹을 이간질하려는 의도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미 정보당국으로부터 대화를 감청당한 것으로 보도된 당사자들에 대한 진상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대화의 시점과 장소,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도·감청 여부 등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날도 여야는 미 정보당국의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도·감청 의혹 논란과 관련, 각각 신중론과 강력 대응을 주장하며 충돌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진상조사가 먼저 필요하다”며 “내용을 잘 살펴본 다음 대응하는 게 국익에 부합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파장이 커지는 만큼 여당 일각에서도 강경한 대응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미국이 명백히 우리 주권을 침해했다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동맹국가의 대통령 집무실을 도청하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객관적인 내용을 확인해 가면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관련해 최종 조율을 위해 11일부터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그의 방미 동안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정황 관련해 미 정부 관계자들과 논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