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장서 감염병 바이러스 찾는다…질병청, 이달부터 전국 64곳서 감시

김성서 기자
입력일 2023-04-05 17:47 수정일 2023-04-05 17:51 발행일 2023-04-0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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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하수에 섞인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분석해 지역사회 감염 추정
“바이러스 농도와 환자 증감 상관성 있어…사전 대응에 강력한 도구”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사업 추진체계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사업 추진체계.(질병관리청 제공)

정부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바이러스를 생활하수 분석을 통해 감시하는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사업을 시작한다.

질병관리청은 5일 일상적 감염병관리로의 전환을 앞두고 이달부터 전국 17개 시도 64개 하수처리장을 중심으로 주 1회 이상 감염병 병원체 감시에 나선다고 밝혔다. 대상이 되는 병원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이다.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는 모든 확진 환자를 신고해 통계로 집계하는 임상기반 전수감시와 달리 생활하수에 섞인 바이러스량을 분석, 지역사회 환자 발생을 추정하는 분석기법이다. 환자·의료인이 검사와 신고에 의존하지 않아 편의성이 높고, 수 회의 검사로 지역사회를 평가할 수 있어 경제적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병원체도 감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하수기반 감시를 새로운 감염병 감시 기술로 인정, 적극 권장하고 있다.

검사는 하수처리장에서 채취한 물을 표본으로해 진행한다. 물에 들어있는 불순물을 거르기 위해 여과 과정을 거친 뒤 일부를 농축하고, 핵산을 추출해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과정이다. 살아있는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죽은 바이러스까지 평가할 수 있어 민감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질병청의 설명이다.

그동안 질병청은 시범사업을 통해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활용 가능성과 신뢰성을 평가해왔다. 실측 자료를 통해 하수 감시 결과와 지역사회 환자 발생 경향이 일치하는 것도 확인한 만큼 이달부터 실증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분석으로 보면 환자가 증가하기 직전 시기의 하수에서 바이러스 검출량이 증가하고, 환자가 감소하면 바이러스양도 같이 줄어든다”며 “바이러스의 농도 자체가 환자의 증감과 상당한 상관성을 보이고 있다. 어느정도 데이터가 더 쌓이게 되면 환자가 어느정도 추정되는지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하수감시가 시작되면 주기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 단장은 “지역 기반의 하수를 이용한 감염병 감시체계가 시행되면 감염병 유행을 앞서 예측하고 감염병 확산을 사전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그간의 대응 경험을 교훈 삼아 안전하게 코로나19를 관리하고, 미래의 위협에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눈 앞으로 다가온 엔데믹<YONHAP NO-3638>
한산한 모습의 서울 중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는 시민의 모습.(연합)

한편 3월 5주(3월 26일~4월 1일)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는 전국,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낮음’으로 평가됐다. 주간위험도가 낮음으로 평가되는 것은 지난 1월 3주(15~21일) 이후 11주째다.

방대본에 따르면 3월 5주 주간 코로나19 일평균 신규 확진자는 1만104명으로 전주(3월 19~25일, 9990명)대비 1.1%, 주간 일평균 재원중 위중증환자는 147명으로 전주(134명)보다 9.7% 늘었다. 신규 사망자는 8명으로 전주와 동일했다.

확진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수치화 한 감염재생산지수는 1.03로 전주(1.00)보다 소폭 증가했다.

세종=김성서 기자 bible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