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노한 한 총리, 야당 강제징용 해법 ‘돌덩이’ 비유 사과 요구에 “똑바로 들어야”

김주훈 기자
입력일 2023-04-04 17:33 수정일 2023-06-16 13:52 발행일 2023-04-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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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 “대한민국 국민을 어떻게 돌덩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나” 호소
야당 항의에 목소리 커진 한 총리 “의도 곡해하지 말라” 분노
'돌덩이 치웠다' 발언 논란에 해명하는 한덕수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돌덩이 치웠다’ 발언 논란과 관련해 해명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은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비유한 한덕수 총리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크게 반발한 한 총리는 “피해자를 지칭한 것이 아니다”고 거듭 밝히며 야당에 항의했다.

한 총리는 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전날 한 총리는 답변 과정에서 돌덩이를 치웠다는 얘기했는데, 부적절한 비유 아닌가’라는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의 질의에 “의도를 자꾸 곡해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총리는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김상희 의원 질의에 답하던 중 강제징용 해법 발표에 대해 “이번에는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고, 이제 그러한 돌덩이를 치운 노력을 토대로 해 이제 하나하나 다 논의하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야당은 이같은 한 총리의 ‘돌덩이’ 비유가 강제징용 피해자를 지칭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는 야당이 자신의 발언을 왜곡하고 있다며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소란이 불거졌다.

한 총리는 “제가 돌덩이라고 한 것은 한일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킨 문제를 해결하고 치우려 했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며 “제가 어떻게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 돌덩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나”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윤 의원이 “강제동원 피해자의 권리를 돌덩이로 비유했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 한 총리는 “어려운 문제라는 차원에서 한일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는 요인으로서의 문제를 얘기한 것”이라며 “피해자를 지칭한 것이 아니다. 곡해하지 말라”고 맞받아쳤다.

또한 한 총리는 자신에게 항의하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똑바로 얘기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똑바로 듣는 게 중요하다”고 따져 묻자, 이에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이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의원들은 의석에서 경청해 달라”고 중재에 나서면서 소란은 겨우 마무리됐다.

김주훈 기자 jh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