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가속화 중에도 직장인 5명 중 2명 “출산휴가 자유롭게 못써”

김성서 기자
입력일 2023-03-26 17:04 수정일 2023-03-26 17:05 발행일 2023-03-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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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자유롭게 못 써 45.2%·가족돌봄휴가 자유롭게 못 써 53%
직장갑질119 “근로시간 제도 개편, 결혼·출산 포기하게 될 것”
출생아 수 43개월 연속 최소<YONHAP NO-2426>
서울 시내 한 병원 신생아실.(연합)

지난해 역대 최저의 합계출산율을 기록한 가운데 직장인 절반 가까이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3~10일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26일 밝혔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에서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39.6%는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다(전혀 그렇지 않다 18.2%, 그렇지 않은 편이다 21.4%)’고 답했다. 특히 20대(45.5%), 비정규직(56.8%), 5인미만(62.1%), 월150만원미만(55.0%) 등에서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학 있다고 답했다.

육아휴직에 대해서는 직장인 45.2%가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전혀 그렇지 않다 21.9%, 그렇지 않은 편이다 23.3%)로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별로는 20대(48.9%), 비정규직(58.5%), 5인미만(67.1%), 5~30인미만(60.3%), 일반사원(55.0%), 월150만원미만(57.8%) 등에서 제약을 받는 비율이 평균보다 높았다.

가족의 질병, 사고, 노령, 양육 등으로 긴급하게 가족을 돌볼 필요가 있어 신청하는 ’가족돌봄휴가‘ 역시 직장인 절반 이상(53.0%)은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전혀 그렇지 않다 24.8%, 그렇지 않은 편이다 28.2%)’고 답했다.

이들은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현행 주 52시간 상한제도를 주 60시간으로 늘릴 것이 아닌 주 40시간으로 줄여야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의 가장 큰 원인은 장시간 노동이라는 것이다.

특히 직장인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노동시간을 줄이고, 출산·육아·돌봄휴가를 확대하고, 이를 위반하는 사업주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종수 노무사는 “고용 형태를 불문하고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 일·생활 균형의 기본이 되는 법상 제도 사용마저 눈치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과연 노동자가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의 끝은 결국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선택’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김성서 기자 bible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