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직 개편으로 내홍 수습…사무총장 교체 여부 관건

정재호 기자
입력일 2023-03-26 15:47 수정일 2023-03-26 15:48 발행일 2023-03-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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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최고위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현장 최고위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르면 이번 주 대규모 당직 개편으로 비명(이재명)계 달래기에 나서면서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당 내홍은 일단 잠잠해진 모습이다. 그동안 당내에서 제기된 ‘쇄신’ 요구를 받아들여 친명(이재명) 색채를 덜겠다는 것이다. 다만 핵심인 사무총장의 유임 여부 등 어느 정도의 쇄신이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인 임선숙 최고위원의 사의를 수용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직개편에 대한) 결론은 이르면 이번 주 중에 나올 수 있지만 조금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임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사의 표명 후에도 (바로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을 섭외해 교체하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며 “한 사람 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교체 대상이 누구인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당 지도부 곳곳의 친명(이재명)계 의원들의 사의 표명도 잇따르고 있다. 이 대표 측근 의원 그룹인 ‘7인회’ 소속인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 김병욱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김남국 미래사무부총장 등도 최근 이 대표에게 사의를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의겸 대변인을 비롯한 대변인단 교체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비명계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내년 공천에서 이들이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당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당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친명계 색깔이 옅은 인물들을 배치한다면 화합·탕평의 의미를 부각할 수 있다. 임 최고위원의 자리에 비명계인 송갑석, 이병훈 의원 등이 후임으로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당내에서는 인적 쇄신의 수위가 그리 높지 않다면 또 다른 갈등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건은 조정식 사무총장의 유임 또는 교체 여부가 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사무총장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사무총장을 교체해야 인적 쇄신의 진정성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5선이 사무총장을 하는 것은 모양이 안 좋다. 이 대표가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말을 얼마나 들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또 일각에선 당직개편을 하더라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자체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찰이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체포동의안 표결이 또다시 이뤄지며 내홍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