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두·정정미 헌법재판관 후보 인사청문회…여야, 검수완박 공방 예고

정재호 기자
입력일 2023-03-26 15:14 수정일 2023-03-26 15:17 발행일 2023-03-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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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헌법재판관에 '정통 법관' 김형두·정정미 내정
사진은 김형두 부장판사(왼쪽)와 정정미 부장판사.(연합)

김형두(58·사법연수원 19기)·정정미(54·사법연수원 25기)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이번 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청문회에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유효하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여야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는 지난 23일 검수완박 법안의 강행 처리 과정에서 ‘위장 탈당’ 등 위법 사항이 있었다고 지적하면서도 법안의 국회통과는 무효가 아니라고 결정했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8일과 29일 김형두·정정미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각각 열 예정이다. 앞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6일 퇴임을 앞둔 이선애·이석태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각각 김 후보자와 정 후보자를 지명한 바 있다. 두 후보자 모두 대체로 중도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에선 여야 모두 헌재의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 선고결정에 관한 질문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권한쟁의심판 각하 결정에 대한 책임여부도 여야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 장관은 지난 23일 검수완박 법안의 유효성을 인정한 헌재의 결정 이후 “재판관 다섯 분의 취지는 앞으로 회기 쪼개기, 위장 탈당 입법을 해도 괜찮은 것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여야는 헌재의 결정과 한 장관의 발언을 두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한 장관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탈우주급 뻔뻔함”이라고 맞섰다. 이와 관련, 여야 모두 후보자들의 입장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돼 여야 간 거센 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 서용주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25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법무 행정을 총괄하는 법무부 장관이 헌재 결정을 정면으로 부정해도 되나”라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자격 상실”이라고 직격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헌재는 꼼수 탈당이 표결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인정했다”며 “헌재가 국회법을 위반한 것은 민주당이라고 콕 찍어 판결했는데 왜 법무부 장관 탄핵인가. 뻔뻔함이 탈 우주급인 민주당이기는 하지만 창피하지도 않나”라고 맞섰다.

청문회에선 두 후보자의 신상과 관련한 의혹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실제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허위로 농지를 취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실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2013년 5월 경북 청도에 소재한 토지를 사들이면서 농업경영계획서에 ‘자기 노동력을 활용해 영농에 종사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농지 취득 이후 계속 판사로 근무하며 영농에 종사하지 않았다. 실제 농사를 지은 건 정 후보자의 부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의혹과 관련해 정 후보자는 서류 부분은 부친이 처리해 상세히 알지 못하지만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와 관련해선 김 후보자 어머니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이자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편법 증여 의혹’과 관련한 보도가 나온 바 있어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 있다.

다만 헌법재판관은 대법관과 달리 국회 동의가 필요 없어 별도의 본회의 표결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정치권에선 두 후보자 모두 청문회를 거친 뒤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