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더컬처] ‘음악 친구’ 김선욱과 무대 오를 마에스트로 키릴 카라비츠 “베토벤 교향곡과 대조되면서도 연결된!”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2-10-22 17:30 수정일 2022-10-24 08:00 발행일 2022-10-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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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릴 카라비츠
지휘자 키릴 카라비츠(사진제공=빈체로)

“김선욱과는 2009년 서울에서 서울시향 공연을 할 때 처음 만났습니다. 그의 연주와 음악성에 압도됐죠. 그 후부터 가까운 친구가 되어 정기적으로 함께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11월 5일과 8일 자신이 이끄는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mber Orchestra of Europe)와 협연할 한국인 피아니스 김선욱에 대해 지휘자 키릴 카라비츠(Kirill Karabits)는 서면을 통해 “가까운 친구”라고 표현했다.

김선욱
피아니스트 김선욱ⓒMarco Borggreve(사진제공=빈체로)

키릴 카라비츠는 13년 동안 본머스 심포니 상임지휘자를 비롯해 클리블랜드·필라델피아·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샌프란시스코·시카고·빈 심포니, 프랑스 내셔널 오케스트라, 뮌헨 필하모닉, 로테르담 필하모닉 등 세계적인 연주단체와 호흡을 맞춘 지휘자다.

더불어 바이마르의 도이치 국립극장 음악감독(2016~2019)으로 역임했고 바그너 제네바 페스티벌에서 바그너 기념의 해를 맞아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비롯해 도이치 오퍼, 취리히 오페라 하우스의 ‘보리스 고두노프’, 슈투트가르트 오퍼 ‘베니스에서의 죽음’, 글라인드본 페스티벌 오페라 ‘라보엠’ ‘에프게니 오네긴’, 함부르크 슈타츠 오퍼 ‘나비부인’, 잉글리스 내셔널 오페파의 ‘돈 조반니’ 등 오페라 지휘자로도 활동 중이다.

2020년 자신의 시카고 심포니 데뷔 공연에도 김선욱과 함께 할 정도로 각별한 두 사람은 이번 협연에서 프란츠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의 ‘이탈리아풍의 서곡, D. 591’(Overture in the Italian Style, D.591),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피아노 협주곡 3번, Op. 37’(Piano Concerto No. 3, Op. 37),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교향곡 4번, Op. 90’(Mendelssohn Symphony No. 4, Op. 90, 이상 11월 5일)을 선사한다.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Julia Wesely(사진제공=빈체로)

더불어 둘째 날에는 베토벤의 ‘코리올란 서곡, Op. 62’(Coriolan Overture Op. 62), ‘피아노 협주곡 4번, Op. 58’(Piano Concerto No. 4, Op. 58). ‘교향곡 7번, Op. 92’(Beethoven Symphony No. 7, Op. 92, 이상 11월 8일)를 협연한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 키릴 카라비츠는 “두 프로그램은 김선욱이 제안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3번과 4번) 두곡을 중심으로 짜여졌다”며 “하나는 베토벤의 음악을 멘델스존과 슈베르트의 로맨틱한 후기 작품들과 잇는 프로그램이고 두 번째는 올 베토벤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키릴 카라비츠
지휘자 키릴 카라비츠(사진제공=빈체로)

“특히 첫 번째 프로그램에서는 멘델스존의 유명한 교향곡과 슈베르트의 잘 연주되지는 않는 서곡을 통해 강한 이탈리아적인 요소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 내한 공연 프로그램에서 제 주된 아이디어는 올 베토벤 프로그램의 ‘베토벤 교향곡 7번’과 대조적인 음악을 찾는 것이었어요. 동시에 19세기 음악에 대한 베토벤의 영향력 그리고 그의 음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었죠.”

함께 할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에 대해서는 “창단 이래 항상 고전 레퍼토리 부문에서 기준점(Reference)이 돼 온 연주단체”라며 “현재의 베토벤, 모차르트, 하이든의 연주 방식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소개했다.

“사실 이번 투어의 리허설은 한국에서만 진행될 예정이에요. 저도, 오케스트라도 리허설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죠.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는 처음 지휘하지만 개인적으로 단원들을 많이 알고 있어서 그들과 함께 연주하는 무대가 굉장히 기대됩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태생이기도 한 그는 현 사태에 대한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에 관해서는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 제 나라가 침략의 피해자가 되고 공격의 타깃이 되는 것은 음악가이자 한명의 인간인 저와 제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 관객은 저에게 세상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열광적인 관객이에요. 기회가 된다면 제 고향인 우크라니아의 음악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보리스 리야토신스키(Borys Lyatoshynsky)의 교향곡과 같은 작품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