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빙, 카드론 줄어도 대손충당금 늘린다”… 카드사, 부실위험 대응 총력

이지은 기자
입력일 2022-05-26 13:39 수정일 2022-05-31 10:01 발행일 2022-05-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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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연합뉴스)

1분기 카드 업계의 적립액이 전년 동기대비 2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리스크 관리차 원에서 적립금 규모를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7곳(신한·롯데·KB국민·삼성·우리·현대·하나)의 올해 1분기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총 6438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5444억원)에 비해 18.3% 증가한 수치다. 대손충당금이란 기업이나 가계에 빌려준 대출 가운데 돌려받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는 금액을 미리 비용으로 처리하는 돈이다.

대손충당금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우리카드로 1분기에 61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전년 동기(404억원)보다 무려 51%나 급증한 양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전년 대비 43%, 41%증가했으며 삼성카드는 12%증가한 1030억원을 적립했다.

주목할 점은 카드업계의 1분기 카드론·현금서비스의 취급실적(25조원) 전년보다 1%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1분기 기준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취급액은 11조6291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6117억원) 대비 14.6% 감소했다. 대손충당금은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자산규모가 감소하고 이는 당기순익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카드업계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취급액이 감소한 상황을 감수하고서라도 적립액 규모를 늘린 이유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비용이 증가하면서 채권을 미회수 할 위험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리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 높은 부담에 연체를 하는 이들이 늘게된다.

아울러 금리 상승기에는 카드사가 자금을 조달하는 데도 많은 비용이 투입된다. 카드사는 조달자금의 60%를 금융채를 통해 마련하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금리가 오를 경우 자금조달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된다. 실제로 지난 4월 11일 롯데카드·KB캐피탈 등이 찍어내는 AA- 3년물 금리는 4.067%를 기록하며 2012년 4월 이후로 10년 만에 처음으로 4%의 문턱을 넘어섰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의 만기가 오는 9월에 돌아오는 것도 카드사들이 적립급을 쌓는 이유로 꼽힌다.

한 카드 업계 관계자는 “2금융권 금융사들의 코로나19 금융지원 규모는 이자상환 유예까지 포함해 8660억원에 달한다”며 “금리 인상 기조로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난 상황에서 만기 연장까지 도래하고 있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