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나간 회장님”…금융CEO, 해외 투자자 유치 시동

이지은 기자
입력일 2022-05-18 11:07 수정일 2022-05-18 12:54 발행일 2022-05-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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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 왼쪽부터), 권준학 NH농협은행장,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손태승 우리금응그룹회장. (사진 제공=연합뉴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주요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의 해외 출장이 재개됐다. 4대 금융지주 회장은 기업설명회(IR)와 해외 시장조사에 나서며 팬데믹 이후 주춤했던 글로벌 경영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5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덴마크, 스웨덴, 영국 등 유럽 출장 길에 올랐다. 조 회장은 이번 해외 기업설명회(IR)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한금융그룹의 실적과 주주환원책, ESG 경영 실적을 공유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서 해외투자자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영국에서 IR을 재개한 바 있다. 당시 조 회장은 영국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해 신한금융그룹의 탄소중립 전략인 ‘제로 카본 드라이브’를 소개하기도 했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지난달 17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싱가포르와 캄보디아 등 해외 순방 일정을 소화했다. 권 회장은 캄보디아의 현지법인을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하고 싱가포르 진출을 위한 시장 조사에 나섰다.

임기 2년차인 권 행장이 해외 출장에 나선 것은 이번이 두번째로 지난 11월에는 농협은행의 첫 국외 지점인 뉴욕지점을 살펴보고자 미국으로 향했던 바 있다. 이후 팬데믹이 사그러들면서 농협은행이 글로벌 진출의 거점으로 눈 여겨보고있는 신남방 지역 일대를 둘러보고자 다시 출장길에 올랐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17일부터 2박 3일간 싱가포르에서 해외 IR을 진행중이다. 손 회장은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우리금융의 지주사 전환 이후 달성한 재무적 성과와 디지털 혁신 성과, ESG 경영에 대해 설명할 방침이다. 또한 주주 친화경영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도 소통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출장을 이후에는 오는 6월 중으로 미국·캐나다 등 미주 지역에서 IR을 실시한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이달 초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방안을 모색하고자 미국 실리콘밸리로 4박 6일간의 출장을 다녀왔다. 이번 출장에서 윤 회장은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들의 스타트업 성장지원 노하우를 살펴보고 500스타트업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공동으로 스타트업 성장지원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금융지주 이 잇달아 해외 출장길에 오르는 이유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해외투자자를 적극확보함으로써 세일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비율이 높아 해외 투자자가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많은 만큼 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요구가 강한 편이다.

조 회장이 지속적으로 해외 IR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주가 관리차원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은 외국인 지분율이 60%에 달해 해외 투자자와의 만남을 가지는 것으로 투자자 유치에 긍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손 회장의 이번 싱가폴 IR을 시작으로 6월 미주지역 IR이 예정돼 있다”며 “유럽, 홍콩 지역 등으로 IR 지역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국내 투자자와의 소통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