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차기 회장 ‘윤창현·강석훈·황영기’ 거론… 노조 “황영기 내정 거부” 표명

이지은 기자
입력일 2022-05-16 14:02 수정일 2022-05-16 23:39 발행일 2022-05-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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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사진 왼쪽),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사진 가운데), 강석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사진 오른쪽) (사진 제공=연합뉴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9일 4년 8개월의 임기를 마치면서 차기 회장으로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과 강석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내정자는 명확히 정해진 바 없으나, 산업은행 노동조합 측은 황 전 회장이 유력 후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강력히 반대 의사를 표하고 나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의 차기 회장 후보로 황 전 회장과 윤 의원, 강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세평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9월까지 임기가 남은 이동걸 전 회장은 윤석열 정부가 새로운 공공기관장 인선을 검토하면서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조 측에 따르면 현재 구체적인 내정자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우선 정치인 출신으로는 윤창현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윤 대통령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 부본부장 겸 경제정책추진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윤 의원은 서울시립대 교수와 금융연구원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등을 거쳐 정계에 입문한 인물로, 금융 분야 전문가라는 점이 최대 경쟁력으로 꼽힌다.

강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차기 후보로 꼽히고 있다. 강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브레인으로 활약한 인물로 정책과 정무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대선에서는 국민의 힘 선대본부정무실장을 맡아 경제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금융인 출신으로는 황 전 회장이 세평에 올랐다. 황 전 회장은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후 삼성전자 자금팀 팀장, 삼성생명 전략기획실 실장을 거쳐 삼성투신운용과 삼성증권 사장을 지낸 입지적인 인물이다.

이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거쳐 KB 금융지주 회장으로 역임한 뒤 2015년부터 2018년 2월까지 금투협회장을 지내는 등 금융권에서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황 전 회장은 강한 추진력과 공격적인 업무 스타일을 갖춰 금융권 내에서 ‘검투사’라는 별명으로도 불려왔다.

그러나 현재 산은 노조 측은 도덕성과 전문성 결여를 이유로 황 전 회장의 내정 가능성에 반대를 표하고 있다.

산은 노조는 지난 13일 성명서를 통해 “황 전 회장은 과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행장 시절 은행에 걸맞지 않은 무리한 파생상품 투자로 은행에 수조 원의 손실을 안긴 인물”이라며 “권력을 등에 업은 대출 청탁 의혹 등으로 수 차례 검찰청을 드나들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황 전 회장은 과거 2009년 금융위로부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재임 시절 발생한 대규모 파생상품 투자손실과 관련해 업무 집행 정지 3개월 조치를 받은 바 있다. 금융당국은 황 전 회장이 우리은행장 재직 당시 부채담보부채권 등 구조화 상품 투자를 확대하려고 은행법과 은행업 감독규정을 고의로 위반하고 리스크 심의 절차를 폐지한 사실을 확인해 금융위에 제재를 건의했다.

아울러 산은 노조 측은 정치권의 입맛에 맞는 인선이 이뤄질 경우 산은 부산 이전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산은 노조는 “그가 차기 산은 회장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금융인들을 모아 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이끌어낸 공로 때문”이라며 “차기 산은 회장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본점 부산 이전 문제와 민영화 등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 능력인데 임명자의 입맛에 맞추는 정치적 행보를 할 인물은 절대 취임을 허락할 수 없다 ”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