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조달금리 인상에도 채권 발행 규모 급증 왜?

이지은 기자
입력일 2022-05-12 08:50 수정일 2022-05-12 17:22 발행일 2022-05-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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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금리가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지만 채권 발행 규모는 되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완화되면서 향후 카드 사용액이 늘 것으로 예상되자 채권 발행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앞으로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리 채권을 발행해 조달 비용을 감축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중 카드사들의 기타 금융채 순발행액은 2조4236억원으로 지난 3월(2조1479억원)보다 1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에는 3784억원에 불과했다.

기타 금융채는 카드사와 캐피탈 등 여신금융사들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카드사는 조달자금의 60%를 금융채를 통해 마련하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금리가 오를 경우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된다.

그러나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 올리면서 금융채 금리가 연 4%에 육박했지만 카드사들은 되려 채권 발행 규모를 늘리는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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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기준 신한·KB국민·삼성·비씨카드가 발행하는 금융채 AA+3년물 금리는 연 3.772%를 기록했다. 현대·우리·하나카드와 현대캐피탈이 발행하는 금융채 AA0 3년물 금리와 롯데카드·KB캐피탈 등이 찍어내는 AA- 3년물 금리는 각각 3.825%, 3.991%를 나타냈다. 이 중 AA- 3년물 금리는 지난달 11일 4.067%를 기록하며 2012년 4월 이후로 10년 만에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카드사들이 조달 비용 증가에도 채권 발행을 늘리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개선되며 추후 카드 소비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도 더 인상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선제적으로 채권 발행에 나서 조달 비용을 줄이려는 계획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위축됐던 소비가 늘어나면 소비자들의 카드 사용 규모가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추후 금리도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만큼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대응할 필요도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처럼 조달 비용이 계속해 늘어나고 있는데도 카드사들이 우대금리를 높이며 출혈경쟁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1.17%에 달했던 카드사의 평균 조정금리(우대금리+특별할인금리)는 2월에는 1.32%, 지난달엔 1.71%까지 상승했다.

한 카드 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은 은행의 신용대출에 비해 대출 기간이 짧고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에 연체에 대한 부담이 적다”면서 “이 같은 상품구조를 감안해 카드사들도 부담이 가능한 수준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어 우대금리 경쟁이 큰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