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산은 이전 쓴소리… “부울경, 특혜 그쳐야”

이지은 기자
입력일 2022-05-03 09:49 수정일 2022-05-03 09:57 발행일 2022-05-03 99면
인쇄아이콘
clip20220503094312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 제공=연합뉴스)

최근 사의를 표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과 관련해 다시 한번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2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산은 지방 이전 논의와 관련해 “(부산 이전이)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 절차 없이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며 “잘못된 결정은 불가역적인 결과와 치유할 수 없는 폐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은을 이전해야 하는 이유로 꼽히는 지방균형발전론에 대해서는 “지역균형 발전 취지에 누가 동의하지 않겠나”라면서 “다만 국가 전체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지속 가능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그냥 지역에 퍼주기가 되는 것”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파이를 키우는 데 중점을 둔 지역 경쟁이 돼야 한다”며 “산은 부산이전이 국가 경제에서 자해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이 회장은 “산은의 부산 이전으로 부울경 지역에서 2조~3조원 규모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는 주장이 지역 중심으로 나오는데 학자로서 보기에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지방균형발전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또한 그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이 과거 박정희 정권에서 가장 특혜를 받은 지역이라며 이제 자생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기간산업 등 알짜 산업이 다 (부울경에) 집중돼 있는데, 다른 지역은 도와주지 않고 오히려 뺏어가고 있다”며 “제2금융 중심지를 자처하는 부산은 뺏지만 말고 다른 지역을 도와줘야 하며 제2 금융중심지에 맞게 스스로 경쟁력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 회장은 “부울경이 대한민국 경제의 싱크홀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의 알짜 산업을 다 가지고 있으면 구조조정하고, 스스로 유치하고 키우고 계속 발전해달라”고 거듭 반대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정권 교체기마다 정책기관장 거취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어나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정부 교체기마다 정책금융기관장 교체와 관련된 잡음이 나오고 흠집 잡기, 흔들기 등이 발생한다”며 “대통령 임기에 맞춰서 중요 정책기관장은 5년 임기나, 2년 6개월 임기로 해서 자연스럽게 팀이 새로 만들어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3년 임기로 해서 어긋나게 해놓고 매 번 정부 교체기마다 흔들기를 하는 소모적 정쟁 형태가 5년 주기로 매 번 발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와 중요 정책기관장의 임기를 맞출 필요가 있고, 그 외 나머지 기관장과 임명자는 임기를 존중해 주는 것이 성숙되고 선진적 관행”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