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호재 ·비은행 계열사 선방”…3대 지방 금융지주, 1분기 실적 날았다

이지은 기자
입력일 2022-05-01 10:57 수정일 2022-05-08 10:48 발행일 2022-05-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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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그룹, BNK금융그룹, JB금융그룹 본점(사진제공=각 사)

BNK·JB·DGB 금융 등 3대 지방 금융지주가 일제히 1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증권사와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이 크게 증가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순이익으로 2763억원을 기록하며 지주 3사 가운데 선두에 올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4% 증가한 수치다.

JB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은 1668억으로, 전년 동기대비 26% 증가했다. DGB금융지주는 전년 동기 대비 31.3% 증가한 162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3대 지방 금융지주사가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크다.

BNK금융지주의 1분기 이자 이익은 6787억원으로, 전년 동기(5890억원)에 비하면 15.2%가 늘어났다. 외화, 유가증권에서 발생하는 이자까지 모두 포함한 순이자마진은 1.97%로 0.09%포인트(p) 증가했다.

타 행보다 중금리 대출 비중을 크게 늘린 JB금융지주의 1분기 이자 이익은 3995억원으로 전년 1분기(3355억원)대비 19.1% 증가했다. 이자이익 증가폭은 3대 지방 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순이자마진 역시 3.00%를 기록하며 타 행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DGB금융지주는 1분기 이자 이익은 42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3756억원)에 비해 13.2%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분기 1.94%였던 순이자 마진은 올 1분기 2.06%까지 올랐다.

은행 계열사들이 기업 대출 부문에서 선방한 것도 지주사의 실적 견인에 큰 영향을 미쳤다.

BNK금융지주의 계열사인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은 1분기 순이익으로 각각 872억원, 1282억원을 시현했다. 전년 동기 대비 63.9%, 34.7% 증가한 수치다. BNK금융 지주측은 “지역 중소기업대출 증대에 따른 자산증가와 자산건전성 개선 등으로 은행 계열사의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대출 잔액을 부문별로 보면 부산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잔액은 16조 2000억원에서 15조 9000억원으로 1.8% 감소했지만 기업대출은 33조 80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24%나 성장했다. 경남은행 역시 기업대출이 지난해 말에 비해 3.6% 성장하며 23조 9000억원을 기록했다.

DGB금융지주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7% 증가한 1187억원을 기록했다. JB금융지주 계열사인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순이익은 전년대비 22,4%, 26.3% 증가한 635억원과 544억원을 기록했다.

대구은행의 경우 기업대출 잔액은 31조1000억원에서 31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역시 기업대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2564억원), 3.9%(4484억원) 씩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은행의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비은행 계열사인 증권사와 캐피탈 또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시중은행의 비은행 계열사는 주식·채권 시장의 약세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지방금융은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구성에서 기업금융(IB)의 기여도가 높아 이익방어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BNK캐피탈은 자산증가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수수료의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69.1% 증가한 5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BNK투자증권도 기업금융(IB)와 장외 파생상품 관련 이익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34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DGB금융지주의 경우 비은행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과 DGB생명, DGB캐피탈 등의 합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4.2% 증가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주식시장 침체 영향으로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3% 감소한 401억원을 기록했지만 주요 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순이익이 40% 감소한 것에 비하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JB금융지주 계얼사인 JB우리캐피탈은 전년동기대비 30.4% 증가한 58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JB자산운용 역시 전년동기대비 76.7% 증가한 25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며 비은행 자회사들의 이익 성장이 두드러졌다.

금융권 내에서는 지방 금융지주의 실적 개선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배승 전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지주는 2분기 이후 마진상승과 성장회복을 바탕으로 상승탄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JB금융지주는 금리인상기조를 감안할 경우 올해 순이자마진이 0.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미국 발 한국은행의 연쇄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의 순이자 마진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장기적으로 은행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