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비율, 실적 모두 하락”...생보업계 1분기 고전

이지은 기자
입력일 2022-04-28 14:16 수정일 2022-05-08 10:48 발행일 2022-04-2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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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각 사)

생명보험사들의 올 1분기 경영실적이 지난해 보다 크게 줄었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상기에는 채권 투자 수익률이 늘어 실적이 호전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주식시장의 침체로 변액보험의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52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5.65% 줄었다.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7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34% 감소했다.

주요생보사들 역시 전년 동기대비 실적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 따르면 삼성생명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376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6.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의 1분기 순이익은 441억원, 493억원으로 각각 77.2%, 53.7%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보험사들이 1분기 경영 실적이 하락세에 접어든 이유로 변액보험 수익률 하락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리 상승기에는 보험료를 국·공채 등 만기보유증권에 투자해 운용자산을 불리는 보험사 특성상 투자 수익률은 높아지면서 실적도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분기에는 국내외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생보사 변액보험의 인기와 수익률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기준 국내 생보사들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192억원으로 전년 동기(4982억9100만원)에 비해 56% 감소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계약을 한 후로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를 뜻하는 것으로 상품이 얼마나 흥행을 했는지 알려주는 지표로 통한다.

앞서 지난해는 증시 활황의 영향으로 1년만에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2019년 기준 1조 7162억원에서 3조 1044억원으로 대폭 뛰었다. 변액보험은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 가운데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제외한 적립보험료를 수익성 높은 유가증권에 투입해 고객에게 돌려주는 구조로 운영된다.

반면 올해 들어서는 금리가 상승하고 코스피가 2700대로 내려오면서 변액보험 수익률이 하락했다. 보험사들은 변액보험을 판매할 당시의 예정이율보다 투자수익률이 낮아지게 되면 차액만큼 보증준비금으로 쌓아야 하기 때문에 실적이 줄어드는 영향을 받는다.

아울러 금리 상승으로 인해 RBC(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채권 평가이익이 감소해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수치화한 지표인 RBC비율이 떨어지게 된다. 지난달 기준 24개 생명보험사들의 RBC 비율은 262.6%로 전년 동기 대비 34.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생보사 3곳의 경우 모두 RBC비율이 50%포인트 안팎으로 하락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같은 기간 RBC비율이 353.2%에서 304.6%로떨어졌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238.3%, 333.4%에서 각각 184.6%, 266.6%로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변액보험 수익률 하락, 채권 수익률 하락으로 1분기 같은 실적이 이어질 수도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영업실적 확보에 힘 써야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