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오르자마자 수신금리 인상”…시중은행, 서둘러 금리 올린 이유는?

이지은 기자
입력일 2022-04-17 10:19 수정일 2022-05-08 10:50 발행일 2022-04-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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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연합뉴스)_

한국은행이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1.5%로 0.25%포인트 올리자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고 나섰다. 그간 기준금리 인상 후에 예·적금 금리가 오르기까지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던 것에 비하면 빠르게 인상 폭이 반영된 셈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18일부터 정기 예·적금 36종의 금리를 최대 0.4%포인트(P)올린다. ‘아른다운 용기 정기예금’의 경우 최고 금리가 0.4%P 오르고, 월 300만원까지 입금 가능한 1년만기 ‘알.쏠 적금’ 최고 금리도 3.0%로 0.2%P 오른다.

KB국민은행 역시 오는 18일부터 정립식예금 39종 상품의 금리를 최대 0.4%P 인상한다. 반려동물 테마 상품인 ‘KB반려행복적금’ 금리는 3년 만기 기준 최고금리는 연 3.6%, ‘KB더블모아 예금’은 1년 기준 최고금리가 연 2.3%로 상향된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KB골든라이프연금우대예금’, ‘KB골든라이프연금우대적금’ 상품과 여행 특화상품인 ‘KB두근두근여행적금’ 금리를 0.4%P 올린다.

하나은행도 18일부터 대표 수신 상품 금리를 최대 0.35%P 올리기로 했다. 이번 금리인상에 따라 하나의 정기예금 1년 만기 최고 금리는 1.90%에서 2.15%로 0.25%P 상향된다. 2년 만기 최고 금리는 1.95%에서 2.25%로 0.30%P 오른다.

시중은행들의 이번 금리 인상은 통상 기준금리 상향이 예·적금 금리 인상에 반영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빠르게 진행된 측면이 크다.

신용대출과 전세 및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기준금리가 빠르게 반영되는 은행채 금리를 추종해, 대출금리 인상 속도가 빠른 편이다. 반면 예·적금 금리의 경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1~2주일이 지난 뒤 한번씩 금리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수신금리가 서둘러 인상한 이유는 은행의 과도한 예대금리차에 대한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예대금리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경우 담합의 요소가 있는지, 가산금리 산정 시 리스크를 적절히 설정했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예대금리차 주기적 공시 제도’를 약속한 바 있다. 최근 국민의힘 역시 은행들의 예대마진 수익 순위를 공개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역시 지난해 12월 시중은행의 예금과 대출 금리의 차이가 과도하게 벌어지자 필요할 경우 관련된 시정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전망됨에 따라 역마진에 대한 우려가 적다는 점도 은행들이 빠르게 수신금리를 올린 이유로 꼽히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가 오른 뒤 수신금리 인상을 검토하는 시간이 단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