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發 물가급등 현실화…국제 식량·원유·가스 가격 고공행진

양길모 기자
입력일 2022-03-06 14:59 수정일 2022-03-06 15:03 발행일 2022-03-07 1면
인쇄아이콘
물가관계장관회의 주재하는 홍남기 부총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물가 급등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물가상승이 현실화되고 있다. 국제 시장에서 원유와 천연가스, 곡물가격이 상승하면서 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6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2월 세계식량가격지수(FFPI)가 전월(135.4포인트) 대비 3.9% 상승한 140.7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6년 집계 시작 이래 역대 최고치다.

설탕을 제외한 모든 품목의 가격지수가 상승했고, 유지류와 유제품 지수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산 밀과 우크라이나산 옥수수의 수출에 불확실성이 예상되면서 곡물 가격지수가 3.0% 올랐다.

특히 국제 밀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직전에 비해 지난 주말 50% 가량 올랐다. 두 나라는 세계 밀 수출량의 29%를 차지한다.

식물성 기름과 유제품 가격지수는 각각 8.5%, 6.4% 상승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해바라기유 수출의 80%를 담당한다.

육류는 1월 보다 1.1% 상승한 112.8포인트를 기록했다.

FAO는 “식량 가격 상승이 코로나19에서 회복 중인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인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은 4일 기준 배럴당 108.84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90달러 안팎이었음을 고려하면 20% 급등한 수치다.

동북아 지역 LNG 가격 지표인 JKM은 같은 기간 100만BTU(열량단위) 당 25달러 선에서 38.65달러(4일 종가)로 50% 이상 급등했다.

이에 따라 경제전문가들은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상회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이후 3.6~3.8%에 머물러 왔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가가 100달러보다 더 오른다고 하면 물가상승률은 4%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양길모 기자 yg10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