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기업대출 늘려라 '특명'… 대출 넓히는 인뱅과 '파이 싸움' 전망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3-03 10:26 수정일 2022-03-07 08:50 발행일 2022-03-0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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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금융지주
사진=각 사

시중은행들이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됨에 따라 수익원 안정화차원에서 기업대출 확대에 잰 걸음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개인사업자 대출시장에 뛰어들고 나섰다. 주택담보대출 시장과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은 기존 은행권의 가장 규모가 큰 주력 시장으로, 인터넷은행들의 가세로 치열한 경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5대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2월말 기준 기업대출(대기업·중소기업·개인사업자) 잔액은 648조7020억원으로 전월 대비 0.7%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4조6402억원 늘어 증가세를 유지했다. 전달 1.3%(8조1740억원)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우 명절 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이 일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3_시중은행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562조9614억원으로 0.6%(3조2227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도 84조3232억원에서 85조7407억원으로 1.7%(1조4175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대비로는 각각 1.7%(9조4828억원), 4.0%(3조3314억원) 늘어난 수치다.

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4~5%대로 묶어두자 가계 여신 확장이 어려워진 은행들이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5대 시중은행은 올해 기업대출 증가 목표치를 전년 대비 4~8% 선으로 정했다. 국민은행이 7%, 신한은행 7~8%, 하나은행 4~5%, 우리은행 8%, 농협은행 6.3% 수준이다. 목표치를 초과 취급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실제 국민·신한은행은 기업대출 영업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중 기업 영업을 전폭 지원하기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올해부터 본격 경쟁에 나서고 있어 기업대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앞서 2월 인터넷은행 중 최초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를 겨냥한 대출을 출시했다. 케이뱅크도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등을 출시해 여신라인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도 하반기 개인사업자 대상 소호(SOHO) 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 시중은행들도 특히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의 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국민은행은 그룹 내 계열사 정보와 상권 정보 등 자체 데이터와 고객의 반응 등을 활용한 ‘소상공인 특화 모형’을 개발 중이다. 향후 중소기업 등 보다 덩치가 큰 기업 고객 전용 신용평가모형도 론칭한다는 목표다. 신한은행도 KT와 협력해 소상공인(음식점 특화) 전용 신용평가모형을 개발 중이다. 가맹점 결제 데이터를 통한 재방문 건수 등도 반영될 예정이다.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시중은행별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 자료를 보면, 개인사업자 대출 건수와 잔액은 2019년 말 139만5000건, 210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21만3100건, 259조3000억원으로 각각 1.6배, 1.2배 늘었다.

하지만 리스크에 대해서 시중은행·인터넷은행들의 고심이 크다. 금리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채무상환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대출 지원의 네 번째 추가연장을 방향 정하면서 더 큰 잠재부실을 떠안게 되면서 정책 종료에 따른 부실화 상쇄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