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보험사, 배당금 ‘희비’… 실적 사상 최대에도 주주환원정책 무색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3-02 14:23 수정일 2022-03-03 08:34 발행일 2022-03-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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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거래(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험업계 상위 기업들의 2021년 보통주 배당금이 시장 기대치와 다르게 결정되면서 주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으로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이 기대 됐지만, 신 회계기준에 맞춰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해야 상황이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보험사들이 대거 배당성향(배당총액/당기순이익)을 줄이고 나섰다. 신 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금융당국의 자본건전성 강화정책을 적극 반영한 결과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2021년 결산에 대한 주당 배당금은 1만2000원으로 배당성향 43.70%를 기록했다. 배당 성향은 전년 대비 5.85%포인트(p) 하락했다. 삼성화재는 3년 만에 순이익 1조원을 넘는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배당성향을 낮추면서 시장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의 목표주가를 기존 30만1000원에서 25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일관성 없는 주주 환원 정책을 반영해 할인율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손보업계 상위권에 포진한 메리츠화재의 배당성향은 전년대비 24.8%p 하락한 10.1% 수준에 그쳤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지난해 4월 배당성향을 낮추는 대신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네 차례 자사주를 매입했고, 지난달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도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은 없었다.

생명보험 1위인 삼성생명은 1주당 3000원으로 배당성향은 36.70%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23%p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업계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한화생명은 역대 최대 실적에도 배당을 포기했다. 앞서 코로나19 발생 전까지 주당 100원 이상의 현금배당을 해오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주당 30원의 배당을 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우선주를 제외한 보통주의 배당금은 경우 전년과 같았다. 당기순이익이 전년 보다 낮은 것을 감안하면 보통주 배당성향은 되레 낮아진 것이다.

반면 DB손해보험은 배당금을 주당 3500원으로 올리면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배당도 작년 2200원에서 올해 3500원으로 약 59% 늘렸다. 배당성향은 27.10%로 3.46%p 올랐다. 현대해상도 배당성향이 26.80%로 2.87%p 상승했다.

DB손보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308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5% 늘었다. 현대해상은 4326억원으로 같은기간 30.4% 증가했다.

이에 관해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DB손해보험의 매년 안정적으로 상승하는 배당성향은 업종 내 명백한 차별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생명보험 업계에서는 동양생명이 배당성향 35.1%를 기록하면서 6.5%p나 급등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 기존 시장 기대치를 25% 상회하는 높은 주당배당금(DPS)은 주주가치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