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대외금융자산 역대 최대… “외채건전성 양호”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2-23 13:29 수정일 2022-02-23 14:31 발행일 2022-02-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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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지난해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입이 늘어나면서 순대외금융자산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외채무도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지만, 단기외채 비율 등 채무 건전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1년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말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은 6379억달러로 2020년 말(4661억달러)에 비해 1718억달러 증가했다. 1년 만의 증가세 전환이자 역대 최고치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대외금융부채) 잔액을 뺀 수치다.

대외금융자산은 전년말 대비 1982억달러 증가한 2조1610억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이다. 작년부터 코로나19 영향을 벗어나 글로벌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고 수출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경상수지 883억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서학개미의 주식 투자 증가 및 미국, 유렵 등 증시가 오르면서다.

대외금융부채 역시 264억달러 증가한 1조5231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말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가 감소한 가운데, 지난해 우리나라 주가는 소폭 상승한 반면, 원화 가치가 미 달러화 대비 하락한 영향이다. 원·달러 환율은 8.2% 올라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미국, 유럽 등 주식 투자가 증가했고 해외 주식 및 환율 상승으로 대외금융자산이 크게 늘었다”면서 “참고로 2021년중 미국 주가는 다우 지수가 18.7%, 나스닥 지수가 21.4% 증가했고 유럽의 유로스톡스도 2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순대외채권은 작년말 기준 4494억달러로 1년전(4828억달러)에 비해 334억달러 감소했다. 대외채권이 1조779억달러로 전년말보다 502억달러 증가했지만, 대외채무가 6285억달러로 836억달러 늘어난 영향이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 모두 역대 최대치다. 순대외채권은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받아야 할 돈(대외채권)에서 갚아야 할 돈(대외채무)을 뺀 수치로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낸다.

특히 단기 및 장기 대외채권 모두 증가했는데, 장기외채가 767억달러 늘고 단기외채가 69억달러 증가했다. 단기 대외채권은 중앙은행의 준비자산과 비금융기업의 무역신용 등을 중심으로 늘었다. 장기 대외채권 증가는 직접투자 기업간의 대출, 무역신용 등 채무상품 직접투자가 원인이 됐다. 중앙은행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s)이 늘어난 영향도 있었다.

한편,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은 35.9%로 1년전 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총외채(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26.4%로 2.8%포인트 하락했다. 2020년 기준으로 각각 36.0%, 29.2%를 기록하면서 2012년 이후 8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에서 1년 만에 소폭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단기외채비율이 0.1%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음에도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고 보는 이유는 전체 채무가 장기 외채를 중심으로 늘어남에 따라 단기 외채 비중이 낮아졌기 떄문이다”고 설명했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