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지난 4분기 순이익 급감 왜?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2-16 14:22 수정일 2022-02-16 17:25 발행일 2022-02-16 99면
인쇄아이콘
111
자료=각 사/정리=브릿지경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4대 시중은행들이 일회성 비용을 반영하면서 4분기에는 분기별 순이익 상승추세가 크게 꺽였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조3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9.5%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2조5098억원, 2분기 2조8163억원, 3분기 2조9381억원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4분기는 1조766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9.9%나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1조1712억원 줄어든 수치다.

이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발생한 일회성(특별퇴직) 비용을 반영하면서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총 희망퇴직 급여는 약 1840억원(세후 기준)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2190억원 수준이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1285억원의 희망퇴직 급여를 인식했다. 2020년에는 777억원이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실적에 희망퇴직급여 1713억원을 비용으로 반영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390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9.8%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3642억원, 우리은행 3888억원으로 각각 52.0%, 45.0% 줄었다.

이 외에 하나은행은 희망퇴직 협상이 늦어지면서 퇴직비용이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4분기 순이익은 6234억원으로 10.2% 감소하는데 그쳤다.

은행권 관계자는 “희망퇴직으로 인한 판매관리비 증가와 충당금 전입액 확대로 3분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3333
자료-각 사/정리=브릿지경제

하지만 퇴직금 지급 등 비슷한 상황이었던 2020년 4분기와 비교하면 4대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37.1%(4782억원) 급증했다.

이런 고실적은 공통적으로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대출이 증가하는 동시에 기준금리 인상,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른 금리인상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예대금리차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 이들 시중은행의 4분기 이자이익은 7조130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8% 증가했다. 분기별 증가율 가운데 폭이 가장 컸고, 분기별 평균금액인 6조6183억원 보다 5122억원이나 많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37.1% 늘었다.

한국은행 통계에서 예금은행의 지난해 4분기 잔액기준 총수신금리는 연 0.83%, 총대출금리는 연 3.04%로 집계됐다. 예대금리차는 2.21%포인트(p)로, 전분기 보다 0.07%p 상승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해 4대 은행은 사상 최대 순익을 벌어들였다.

한편, 최근 은행권의 역대급 실적과 관련해 ‘이자 폭리’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이달 중 시중은행 예대금리 산정 체계 조사 결과를 내놓을 전망이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