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송 없어진다"…'카드' 언급 SBS 라디오 PD, 민주당 항의로 하차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22-02-07 09:12 수정일 2022-02-13 11:04 발행일 2022-02-0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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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홈페이지 캡처

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하는 이재익 PD가 더불어민주당 항의로 하차하게 됐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이 PD는 6일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주말 사이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공정하지 못한 방송을 했다는 항의가 들어왔다”며 “회사 조치에 따라 7일부터 진행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문제로 삼은 건 지난 4일 오프닝으로 선곡한 DJ DOC의 ‘나 이런 사람이야’ 중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로 막고’라는 가사와 이에 대한 이PD의 멘트다.

당시 이PD는 이 곡의 가사 중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라는 부분을 따라 부른 뒤 “가사가 의미심장합니다. 이런 사람은 절대로 뽑으면 안 돼요. 이런 사람이 넷 중에 누구라고 얘기하진 않았어요. 여러분들 머릿속에 있겠죠. 이런 가사를 들었을 때”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가사를 다시 한번 언급하며 “그런 사람을 뽑으면 되겠어요, 안 되겠어요. 안 되겠죠. 누구라고 얘기하면 안 됩니다. 그럼 이 방송 없어져요”라며 웃었다. 이 PD는 “처음 정치권에서 항의가 들어왔다고 했을 때는 지난 며칠간 ‘국민의힘’ 관련해서 강경한 표현으로 비판했던 일들이 떠올랐다”며 ‘국민의힘’을 비판한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그 날 이 노래를 틀고 가사를 소개할 때 청취자분들이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했다”며 “제가 의도한 방향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비판이었다. 내로남불은 제가 평소 방송에서 자주 분개했던 악습이고 네 후보 모두 소리 높여 비판하는 문제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PD는 “제 의도와 달리 가사의 메시지가 아닌 ‘카드’라는 단어에 주목한 분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PD의 멘트가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의미다.

이 PD는 “저는 물러나지만 2022년 민주주의 국가의 방송에서 그 정도 여유와 자유는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PD는 2020년 6월부터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해왔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