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그 해 우리는' 최우식 "이번 작품은 나 자신에 대한 도전이었다"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22-02-02 18:30 수정일 2022-02-04 11:36 발행일 2022-02-0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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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식(사진제공=매니지먼트숲)

지난 달 25일 종영한 SBS 드라마 ‘그해 우리는’(극본 이나은 연출 김윤진·이단)의 여운이 짙다. 드라마는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고교시절 교제하던 전교 꼴찌와 1등이 성인이 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잔잔하고 담백하게 담아냈다. 가슴 찢어질 듯한 갈등도, 주인공들의 뒤통수를 치는 깜짝 사건도 없었지만 일상을 박제한 듯한 현실적인 대사와 담담한 감정선이 MZ세대를 저격했다. 

흡사 인스타그램 속 한 장면을 보는 듯 감각적인 영상과 방탄소년단 뷔의 OST도 극의 인기를 견인했다. 결국 입소문을 타고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4위에 오르며 글로벌 청춘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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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식(사진제공=매니지먼트숲)

6개월간 ‘그해 우리는’의 최웅과 국연수로 살아온 최우식과 김다미 역시 여전히 캐릭터에서 벗어나오지 못한 듯 했다. 두 사람은 연신 “서로가 없었다면 ‘웅연수’는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최우식 “‘그해 우리는’, 나 자신에 대한 도전이었죠”

최웅 역으로 MZ세대의 이상형으로 떠오른 최우식은 “나는 최웅만큼 좋은 남자가 아니다”라고 거듭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해맑은 그의 얼굴에는 재회한 여자친구를 만난 뒤 어린아이처럼 감정을 숨기지 못했던 최웅의 모습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는 “작가님이 제가 출연한 예능 ‘여름방학’을 보고 (대본을) 쓰셨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최웅과 싱크로율은 60~70%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극 중 웅이는 현실에 없을 법한 속이 깊은 친구다. 나는 그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우식은 ‘그해 우리는’ 출연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2015년 드라마 ‘호구의 사랑’을 통해 로맨스물을 경험하긴 했지만 이후 주로 장르물 연기에 치중했기 때문에 멜로 연기가 쉽지 않았던 터다. 
“제 자신에 대한 도전이 강해요. 유난히 이번 현장에서는 기댈 수 있는 선배도 없고 맏형으로서 연기 외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동료들과 함께 힘을 내는 법, 서로 기대야 하는 것을 배운 것 같아요. 무엇보다 다미가 함께 출연한 것도 작품을 선택한 계기가 됐어요. 촬영 내내 베스트 커플상을 받고 싶었거든요. 사람들이 우리의 케미스트리를 어떻게 생각할지도 궁금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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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그해 우리는'의 최우식(사진제공=매니지먼트숲)

최우식과 김다미의 연기호흡이 워낙 찰떡같았기 때문에 드라마에 몰입한 일부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교제를 의심하기도 했다. 최우식은 “시청자들이 너무 좋아해줘서 감사하다”며 “다미가 아니었으면 웅이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씨익 웃었다. 

“다미가 정말 친한 친구라 호흡이 편했어요. 그 친구가 집중력이 좋아서 몰입하고 연수로 옷을 갈아입으면 눈앞에 연수가 앉아있는 것 같았거든요. 솔직히 저는 멜로장르가 어색하고 부족한 점이 많은데 다미가 많이 도와줬어요. 상대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배우죠.”
33세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동안을 자랑하는 최우식이지만 “교복을 입는 고교생 역할은 ‘그해 우리는’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나날을 그리는 것은 ‘그해 우리는’이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라며 “교복 입은 모습을 예쁘게 평생 간직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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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식(사진제공=매니지먼트숲)

드라마는 외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특히 그룹 방탄소년단의 뷔가 부른 드라마 OST ‘크리스마스 트리’가 국내 OST 최초로 빌보드 차트에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뷔는 최우식과 평소 절친한 친구 사이다. 월드스타 방탄소년단과 ‘기생충’의 주인공 최우식의 협업에 세계가 주목한 셈이다. 

“진짜 다행이라 생각해요. 뷔의 OST를 생각하면 제가 생각이 많아지거든요.(웃음) 같이 일했으니 작품이 좋아야 한다는 부담이 컸거든요. 다행히 태형(뷔 본명)이 노래도 잘되고 우리 드라마도 사랑받아서 좋은 시너지가 발생한 것 같아요. 만약 결과가 좋지 않아도 한 작품에서 함께 프로젝트를 했다는 것 자체가 저희에게는 큰 의미긴 해요. 둘이 좋은 추억을 만들었죠.”

‘기생충’에 이어 ‘그해 우리는’까지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최우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드라마 방영 전 250만명 수준이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배 가까이 늘었다. 최우식은 이런 팬들의 관심이 행복하면서도 향후 연기를 고민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드라마 종영 뒤 문명과 떨어진 삶을 살았는데 우연히 인스타그램에 접속한 뒤 팔로워 숫자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하하. 연기를 못할 때는 열심히 노력하면 됐는데 칭찬만 받으니 부담이 커지네요. 우선 ‘그해 우리는’으로 쉴 새 없이 달렸으니 다음 번에는 한층 향상된 멜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