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그 해 우리는' 김다미 "연수의 10년 성장사 보여주기 위해 고민했어요"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22-02-02 18:00 수정일 2022-02-04 11:51 발행일 2022-02-0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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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미(사진제공=앤드마크)
지난 달 25일 종영한 SBS 드라마 ‘그해 우리는’(극본 이나은 연출 김윤진·이단)의 여운이 짙다. 드라마는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고교시절 교제하던 전교 꼴찌와 1등이 성인이 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잔잔하고 담백하게 담아냈다. 가슴 찢어질 듯한 갈등도, 주인공들의 뒤통수를 치는 깜짝 사건도 없었지만 일상을 박제한 듯한 현실적인 대사와 담담한 감정선이 MZ세대를 저격했다. 
흡사 인스타그램 속 한 장면을 보는 듯 감각적인 영상과 방탄소년단 뷔의 OST도 극의 인기를 견인했다. 결국 입소문을 타고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4위에 오르며 글로벌 청춘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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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미(사진제공=앤드마크)

6개월간 ‘그해 우리는’의 최웅과 국연수로 살아온 최우식과 김다미 역시 여전히 캐릭터에서 벗어나오지 못한 듯 했다. 두 사람은 연신 “서로가 없었다면 ‘웅연수’는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다미 “연수의 10년 성장사 보여주기 위해 고민했어요”
“내가 버릴 수 있는 건 너 뿐이야.”
가정형편 때문에 좋아했던 남자친구를 모질게 몰아 세워야만 했던 쓰라린 연애의 기억, 그럼에도 밥벌이 때문에 어색한 사이인 전 남자친구와 ‘일로 만나야만 했던’ 20대 직장인의 속내는 어떨까. 
영화 ‘마녀’의 광기 어린 마녀와 ‘이태원 클라쓰’의 당돌한 청춘에서 평범한 20대로 돌아온 배우 김다미는 ‘그해 우리는’ 연수와 웅의 로맨스를 “현실적인 판타지”라고 정의했다. 그는 “판타지적인 면도 있지만 너무 현실적이라 공감가는 부분이 많은 작품이었다”며 “악역이 없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드라마였다”고 분석했다. 
“대본을 받자마자 후루룩 읽었어요. 인물들의 속마음이 잘 드러나서 감정선이 쉽게 와닿았죠. 더욱이 상대배우가 최우식이란 얘기에 시너지가 날 것이라 생각했어요. ‘우리끼리 재미있게 하면 좋아해주지 않을까’라고 의기투합했죠.” 
국연수는 첫 드라마 출연작인 ‘이태원 클라쓰’의 조이서와는 180도 다른 인물이다. 김다미는 “조이서가 캐릭터성이 짙었다면 이번에는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고교시절부터 직장인이 됐을 때까지 10년에 걸친 연수의 성장을 보여드리기 위해 학창 시절 연수의 말투, 사회생활을 한 뒤 연수의 태도에 차이를 두며 연기했다”고 디테일한 연기 변화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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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그해 우리는' 중 김다미(사진제공= 스튜디오N·슈퍼문픽쳐스)
“학창시절 연수가 가시 돋힌 상태로 주변에 벽을 세웠다면 사회에 적응한 뒤에는 마음을 숨기고 남에게 곁을 내어주지 않았죠. 그럼에도 웅이 앞에서는 할머니에게 했던 것처럼 행동하고 의지하는 모습이 연수의 성장이라 생각했어요. 주변 사람들과 행복하게 지내게 된 뒤에는 연수의 감정을 최대한 풍부하게 표현하려고 했죠.”

극 중 최웅 역의 최우식과 연기호흡에 대해서는 더할 나위없이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최우식의 웅이가 없었다면 국연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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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미(사진제공=앤드마크)

“최우식과 호흡이 정말 좋았어요. 아무래도 알던 사이다 보니 첫 촬영이 ‘처음’ 같지 않고 편하게 찍을 수 있었어요. 물론 ‘마녀’ 때와는 느낌이 달랐지만요. 각자 웅이로, 연수로 작품에 임하며 서로에게 많이 의지했어요.”

무슨 업무든 똑 부러지게 해내는 국연수와 어떤 역할이든 자기 것으로 만들어내는 김다미의 모습은 많이 닮았다.

김다미는 “실제 역할과 싱크로율은 60~70% 정도”라며 “연애할 때 연수처럼 상대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속마음을 내비치지 않는 점이 닮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수처럼 힘든 상황이 닥친다면 역시 상대를 놓아줄 것”이라며 “상대에게 저만의 짐을 나눠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상형은 대화가 잘 통하는 남자. 극 중 연수에게 고백하지 못한 또다른 이성친구 김지웅(김성철)과 최웅 사이에서는 최웅이 이상형에 가깝다고 한다. 김다미는 “웅이는 한사람만 바라보고 최선을 다하는 점에서 장점이 크다”고 했다.
6개월간 국연수로 살며 많은 시청자들을 ‘웅연수앓이’에 빠지게 한 만큼 김다미 자신도 작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차기작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 그는 “상반기에는 휴식을 취하고 하반기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국연수는 김다미를 통해 완성됐지만 국연수를 통해 김다미도 채워졌죠. 연수를 연기하며 마음이 더 열린 것 같아요. 제 나이에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드린 것 같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