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작소] AMA 대상 BTS…그래미 ‘제너럴 필드’까지 정조준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21-11-22 14:36 수정일 2021-11-23 11:23 발행일 2021-11-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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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 <YONHAP NO-2997> (Invision)
2021 아메리칸 뮤직어워드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에 선정된 BTS (사진=AP/연합)

그룹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히트곡 ‘버터’로 아시아 그룹 최초로 미국 3대 음악시상식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AMA)을 평정한 가운데 24일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의 그래미 어워드 각 부문 별 후보 발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를 통해 팝 주류 시장에 깃발을 꽂은 만큼 그래미 어워드의 본상 격인 ‘제너럴 필드’(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신인상) 노미네이트도 무난하리라는 관측이다.

특히 이들의 두 번째 영어 싱글 ‘버터’(Butter)가 올해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통산 10주 1위를 차지했고 영국 출신 팝스타 에드 시런과 협업한 ‘퍼미션 투 댄스’(Permison to dance), 록밴드 콜드플레이와 함께 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 등이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정상에 오르는 등 올해에만 빌보드 핫100차트에서 12번 1위를 차지한 것은 대중성과 상업적인 지표를 모두 석권했다는 평가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본보와 통화에서 “AMA는 2006년부터 대중들의 투표로 수상자를 결정했고 최근 3년간은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독식했다”며 “방탄소년단의 AMA 대상 수상은 미국 주류 팝시장에서 팬덤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테일러 스위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의미”라고 정의했다.

대중음악평론가인 김작가도 “AMA 대상 수상은 이미 팝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들어섰다는 걸 굳히는 증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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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이 2021 아메리칸 뮤직어워드에서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 무대를 펼치고 있다 (AP=연합)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수상의 기세를 몰아 그래미 어워드 제너럴 필드 노미네이트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특히 그래미 어워드의 보수성을 고려, 주류 팝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에드 시런, 콜드플레이 등과 협업은 그래미를 향한 일종의 러브콜로 해석할 수 있다.

정민재 평론가는 “사실상 ‘버터’는 올해 팝 시장에서 가장 큰 히트곡이다. 제너럴 필드 노미네이트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작가 평론가 역시 “차트에서 경쟁작을 찾아보기 어려운 만큼 제너럴 어워드 노미네이트도 유력해 보인다. 에드 시런, 콜드플레이 등과 협업으로 제너럴 어워드 노미네이트 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그래미 어워드 후보로 지명되지 못한 캐나다 출신 팝스타 위켄드가 ‘화이트 그래미’의 보수성을 강하게 성토한 것이 유색인종인 방탄소년단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위켄드는 지난해 3월 발표한 ‘블라인딩 라이츠’로 빌보드 차트 역사상 최장기 톱10에 올랐지만 주요 4개 부문은 물론 장르 부문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굴욕을 겪었다. 이에 위켄드는 지난해 11월 레코딩 아카데미의 후보 발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그래미는 부패했다”며 “‘비밀 위원회’가 있는 한 앞으로 그래미에 후보를 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래미 어워드 역시 ‘화이트 그래미’라는 오명에서 벗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추세다. 레코딩 아카데미 측은 신규 회원의 성별과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는 것은 물론 올해 3월 열린 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제너럴 필드 수상자 전원을 여성으로 이들의 절반을 흑인으로 선정했다.

정민재 평론가는 “지난해 위켄드의 폭로가 있기에 오히려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낙관했다. 김작가 평론가는 “그래미어워드가 10대 위주의 틴팝에 인색하다고 하지만 비틀스 역시 당시 10~20대의 정신적 지주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틴팝 가수인 방탄소년단이 후보로 지명되지 못할 일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