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초고령사회 경로당의 역할

김융희 명예기자
입력일 2021-10-14 15:19 수정일 2021-10-14 15:21 발행일 2021-10-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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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칼럼>
시니어김융희기자
김융희 명예기자

은퇴 이후 생애전환기에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 중 하나는 사회적 역할과 관계에서 형성되는 소속감이다.

자신이 공동체의 일부가 돼 느끼는 연대감과 결속감은 긍정적인 감정으로 연결돼 행복한 삶의 밑거름이 된다. 최근 자기관리가 뛰어난 신 노년층은 기존의 사회적 관계를 넘어 새로운 역할과 관계를 확장해 은퇴 후 늘어난 시간을 관리하고 있다. 개인적인 시간과 사회적 시간의 균형잡기는 성공적인 노년기 사회생활의 열쇠가 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16.5%에 달한 가운데, 2025년이면 고령자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고 한다. 특히 고령자 가구 3가구 중 1가구는 고령자 혼자 사는 가구이며 앞으로 이 비율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고 한다. 고령자 1인 가구는 전체 고령자보다 건강, 스트레스에 더욱 열악한 상태에 놓여있다.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노년층의 지속 가능한 정서적, 사회적 활동을 위한 사회자원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경로당은 우리민족 문화유산인 사랑방 문화가 발전된 것으로 노년층이 소속감을 느끼며 사회적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대표적인 공동체다. 서울시의 경로당 수는 약 3378개로 거주지에서 도보로 이용 가능하며 지역주민이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다. 거주지역 기반의 공동체 특성에 맞게 회원들은 자신의 거주지역의 공통관심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공유하며 그 안에서 스스로 사회적 역할을 모색한다. 경로당의 회장과 사무장은 회원들과 회의를 통해 경로당을 운영하며 지역발전을 위한 자원봉사활동, 사회공헌활동 등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활동에 앞장선다. 노인 계층은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사회적 존재로의 역할을 인정받으며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평생교육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경로당은 노년층에게 교육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분야 강사로부터 디지털 기반의 서비스 이용을 위한 스마트폰 교육, 인지·회상프로그램 등 변화하는 시대에 필요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뿐만아니라 경로당을 이용하는 동년배 회원들과의 교류 및 대화로 정서적 지지와 자기돌봄을 경험하며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늘날의 경로당은 단순한 장소의 개념이 아닌 이웃과의 관계, 취미활동, 교육을 통해 은퇴 이후 노년층이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이상적인 공간이다.

인터넷의 사이버 공간이 젊은 세대의 소통공간이라면 경로당은 노년층이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다목적 공간이다.

곧 다가올 초고령사회에 노년층의 지속적인 사회 참여와 건강한 일상을 위한 노인복지가 경로당에서 펼쳐지기 위해서는 디지털 시대를 반영한 인프라 조성 확대와 다양한 분야의 노인 일자리 등 실질적으로 노인에게 도움이 되는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경로당은 모두가 머무는 공동의 사회자원이다. 모든 세대가 가고 싶은 경로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 세대의 열린 마음과 노력이 필요하다.

김융희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