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100대 기업, 내수 침체로 해외 시장 의존도 심화”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09-23 08:00 수정일 2021-09-23 14:39 발행일 2021-09-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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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간 100대 기업 상반기 국내외 매출액.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올해 상반기 국내 대기업의 해외 시장 매출액이 대폭 상승했지만, 내수 시장은 코로나19의 충격을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시장의 부진으로 주요 대기업의 해외시장 의존도 역시 소폭 상승했다.

23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00대 기업의 해외매출액은 39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상반기의 350조9000억원보다 13.2% 증가한 규모다.

백신접종이 본격화된 미주와 유럽에서의 매출액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0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미주지역 매출액은 127조8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103조8000억원 대비 2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럽지역 매출액은 63조6000억원에서 80조1000억원으로 25.9% 늘었다.

기업규모별로는 상위 20대 기업과 하위 80대 기업 모두 올해 상반기 해외매출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보다 개선되었다. 상위 20대 기업의 해외매출액은 291조1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247조9000억원 대비 17.4% 증가했다. 하위 80대 기업은 106조2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103조원 대비 3.1% 증가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100대 기업의 국내매출액은 326조3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323조2000억원 대비 1.0% 증가에 그쳤다. 매출액 상위 20대 기업의 국내매출액은 148조1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131조원 대비 13.1% 증가했지만 하위 80대 기업의 국내 매출액은 178조2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192조2000억원에 비해 7.3% 감소했다.

해외매출이 국내매출보다 크게 증가함에 따라 올해 상반기 100대 기업의 해외시장 의존도 역시 54.9%로 2019년 상반기보다 2.8%포인트(p)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의약의료, 전기전자, 운수장비 등 6개 업종의 올해 상반기 국내 및 해외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에 비해 늘어났다. 반면 기계, 조선 등 3개 업종은 올해 상반기 국내외 매출이 모두 줄어들었다. 의약의료 업종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급증 등으로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국내매출이 23.4%, 해외매출은 1068.2%나 증가했다. 전기전자 업종 역시 수요 증가로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국내매출이 19.6%, 해외매출이 19.0% 늘었다.

반면, 기계 업종은 중국 건설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국내 및 해외매출이 각각 22.7%, 36.4% 감소했다. 조선 업종도 과거 업황 악화에 따른 수주 공백의 영향으로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국내 및 해외매출이 각각 22.2%, 75.6% 줄어들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변이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우리나라의 내수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면서 “백신접종률을 높이고,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