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파운드리 2공장, '3나노 공정' 도입으로 시장 선점 노린다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09-15 15:55 수정일 2021-09-15 15:59 발행일 2021-09-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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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에 최첨단 미세공정 생산시설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격화되는 글로벌 파운드리 선점 경쟁에서, 삼성이 해외 설비 투자를 통한 본격적인 승부수 띄우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15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파운드리 제2공장에 기존 5나노미터(㎚·10억 분의 1미터)가 아닌 3나노 수준의 공정 시설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의 공식 방송인 ‘모바일 월드 라이브’ 등은 삼성이 미국 파운드리 제2공장에서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기술을 적용한 3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2년까지 파운드리에서 본격적인 3나노 서비스를 적용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목표인 만큼, 파운드리 제2공장 역시 3나노 공정을 목표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 파운드리 제2공장의 유력 후보지로 꼽히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현지 언론들도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텍사스시그널 등 지역 매체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체결된 테일러시의 삼성 지원 결의안에는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진보된 기술’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다. 해당 매체는 삼성의 3나노 공정 도입을 통해 테일러시가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반도체 칩 공장의 본거지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파운드리 공장 부지가 테일러시로 확정될 경우, 해당 공장에 3나노급 반도체 공정 시설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 제2공장의 본격적인 가동 시기는 2024년에서 2026년 사이다. 대만 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2024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주에 5나노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인 만큼, 삼성전자가 기술적으로 앞선 3나노 공정으로 현지 고객사 등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초미세 경쟁에서 불거지고 있는 삼성의 위기론도 3나노 공정 도입 추측에 일조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에서 지난 1월 미국 마이크론이 10나노 D램 양산을 세계 최초로 성공한데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TSMC가 내년 7월을 목표로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을 결정한 상황이다. TSMC는 3나노 공정을 위한 공장을 대만에 건설해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2나노 공정도 이르면 2024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인텔도 2024년 2나노 개발 계획에 이어, 지난 7월 ‘인텔 엑셀러레이트’에서 2025년을 목표로 1나노 수준의 파운드리 공정을 개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9년 EUV 기술을 적용한 5나노 공정 개발을 공식화한 데 이어 내년까지 3나노 양산을 공식화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파운드리 업체 중 삼성전자와 TSMC 두 기업만이 5나노 공정이 가능하다. 향후 3나노 공정을 두고 치열한 기술경쟁과 시장 선점을 서두를 만큼, 삼성전자도 3나노 공정 시설을 도입으로 미국 내 파운드리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