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첫 대외행보 키워드는 "청년 일자리"…의미와 내용은?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09-14 16:24 수정일 2021-09-14 17:18 발행일 2021-09-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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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상고 포기<YONHAP NO-1590>
서초 사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첫 공식 대외 행보는 반도체 공장 방문도, 해외 출장도 아닌, ‘일자리 만들기’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가석방 이후 처음으로 가진 대외 일정에서 3만명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지난달 4만 명이라는 직접 채용 발표에 이어, 3만 명의 인력을 추가로 고용해 향후 3년간 총 7만명 규모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셈이다. 정부와 시민 사회의 기대에 부응해, 삼성이 본격적으로 그룹 차원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14일 삼성 및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김부겸 국무총리와 이재용 부회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간담회를 열고,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삼성은 이번 간담회에서 정부의 ‘청년희망ON’ 프로젝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향후 3년간 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우선 취업연계형 SSAFY 교육생을 연간 1000명 수준에서 내년부터 2000명 이상으로 증원할 계획이다.

SSAFY 확대 역시 지난달 삼성이 예고한 CSR 활동의 연장선이라는 평가다. 삼성은 지난달 그룹차원의 투자 계획에서 SSAFY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사업 규모도 확대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SSAFY 프로그램의 규모도 더욱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 역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프로젝트로, 지난 2019년 8월 이 부회장이 삼성청년SW 아카데미 광주캠퍼스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삼성에 따르면 SSAFY는 청년 취업난 해소를 목표로 삼성이 도입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4기까지 2087명이 해당 과정을 수료해 이중 1600명이 넘는 인원이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청년창업지원)와 중소·중견기업 생산성 향상을 돕는 ‘스마트공장’ 사업 등 기존 사회공헌사업도 확대한다. ‘지역청년활동가 지원사업’도 신설해 추가 고용 인력을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간담회에서 밝힌 해당 프로그램과 지원 사업을 통해 3년간 최대 3만명 이상의 직·간접 청년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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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서초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 현장을 방문해 열린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연합)

재계에서는 이번 삼성이 청년 고용 인력 확대 계획을, 청년 취업난 해소라는 사회적 기대에 부응한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가석방 이후 이재용 부회장이 첫 행보로 CSR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에서 관련 보폭을 넓혀갈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첫 공식 활동으로 경영 활동 평가의 소지가 적고, 사회적 부담이 없는 CSR 관련 행보를 시작으로 향후 대외 활동을 점차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경영활동 지지에 대한 화답이라는 평가도 있다. 앞서 지난달 말 김부겸 국무총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활동 복귀를 위해 필요한 경우 법적 절차를 따라야 하지만, 이미 석방이 된 상황에서 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적절한 방안이 아니다”라고 간접적으로 경영 지지 의사를 표한 바 있다.

실제 김 총리는 이번 간담회에서 삼성 채용 추가 계획에 대해 “삼성과 함께 청년 일자리 확대를 발표할 수 있게 돼 더욱 뜻 깊다”면서 “국민의 기업다운 삼성의 과감한 투자에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CSR 활동을 통해 사회에 더 실질적으로 기여 가능한 방향성을 정립하고 구체적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 지난달 첨단 산업 인력 1만 명을 추가로 포함한, 4만명 규모의 인력을 직접 고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외에 해당 발표에서 삼성은 180조원 수준의 투자를 통해 56만명 수준의 고용·일자리 창출 효과를 유발하고 사회 공헌과 교육 사업도 강화한다고 언급했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