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이번엔 데이터 독점 도마 위…“규제는 韓 증시 상단 제약”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09-13 16:17 수정일 2021-09-13 16:17 발행일 2021-09-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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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데이터 독점’을 중심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재차 꺾이고 있다. 이들 기업이 지난해 국내 증시를 이끌어 온 성장 산업인 만큼 정부의 규제가 코스피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네이버에 대한 규제가 카카오보다는 자유롭다는 의견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2000원(-0.49%) 하락한 4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는 이날 오전 하락 출발해 장중 상승 전환하기도 했지만 다시 하락 반전한 뒤 약보합세를 이어갔다.

카카오의 주가는 전날보다 5500원(-4.23%) 꺾인 12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는 이날 오전 하락 출발한 뒤 장중 12만2500원까지 떨어지는 등 낙폭을 점차 키워나갔다. 카카오뱅크는 4300원(-6.24%) 떨어진 6만4600원에 거래되며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카카오그룹의 경우 최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관련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이버보다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지난주 금융당국이 온라인 금융 플랫폼 기업들에게 금융상품을 비교 및 추천하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광고가 아닌 중개라는 판단을 내놓으면서 약세를 보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투자심리가 더 악화됐다.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카카오와 네이버, 이동통신사 3개사 등 일정 규모 이상의 전기통신사업자들이 이용자가 생성한 데이터를 독점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며 정부와 여당의 플랫폼 규제 강화의 연장선상에 놓인 법안으로 파악된다.

이런 가운데 국민들의 과반이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적잘하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인터넷 기업들은 ‘첩첩산중’에 놓였다. 리얼미터가 지난 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기업 규제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51.0%로 집계된 것이다. 반면,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과도한 규제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35.3%로 나타났다.

증권가는 정부의 인터넷 플랫폼 기업 규제를 국내 증시 상단을 제한하는 요소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정부의 이번 규제에는 두 가지 문제점을 들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한국의 대표 성장 산업에게 가해졌다는 점이며 두 번째는 이번 규제가 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허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상대적인 매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들의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더 어려워졌고, 최근 코스피의 성장률과 기업이익 추정치 상향이 정체된 국면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더 좋지 않다”며 “국내 주식시장이 무질서하게 무너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코스피 상단이 3350선 이상으로 높아지기는 버거워졌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네이버가 카카오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문종 연구원은 “네이버는 과거부터 1위 포털 사업자로서 지배적인 위치에서 다양한 독과점 우려에 시달렸기 때문에 사업 확장에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으며 중소상공인, 기존 이익집단의 반발에 기민하게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실시한 플랫폼 관련 국정감사 대비 단체 의견 청취 설명회에서 네이버가 제외되면서 다음 달 진행될 국정감사에서도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플랫폼 관련 규제 우려가 네이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고 분석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