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 “인터넷 산업 규제, 韓 증시 부진 길어질 수 있다”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09-13 09:49 수정일 2021-09-13 09:49 발행일 2021-09-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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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은 13일 “정부의 핀테크 기업 규제는 한국의 대표 성장 산업에 가해졌다는 점, 성장률과 기업이익 추정치 상향이 정체된 국면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며 “국내 증시의 상대적인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규제 자체는 주식시장 방향성을 결정짓지는 않으며, 경기 싸이클과 시스템의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며 “규제는 산업이나 기업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정부 규제가 핀테크 기업들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걱정에 비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그러나 두 가지 문제점을 들 수 있는데, 우선 이번 규제가 한국의 대표 성장 산업에게 가해졌다는 점”이라며 “정부의 규제를 맞은 기업은 한국에서도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산업들 중 하나이고, 지난 5년간 성장률이 연 24%로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으로는 이번 규제가 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며 “정부는 다음 달 국정감사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규제와 소비자 보호를 강조할 가능성이 높아 전자상거래, 택배, 모빌리티, 앱스토어에 대한 규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허 연구원은 “한국의 핀테크 규제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중국 정부의 규제와 닮았다”며 “중국 정부 규제가 강화된 이후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가는 올해 2월 고점 이후 50% 이상 하락했기 때문에 중국만큼은 아니겠지만, 한국 증시에 대한 기대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증시를 중국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규제 이슈가 덜한 다른 시장보다 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외국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상대적인 매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들의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규제는 최근 코스피의 성장률과 기업이익 추정치 상향이 정체된 국면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더 좋지 않다”며 “국내 주식시장이 무질서하게 무너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코스피 상단이 3350선 이상으로 높아지기는 버거워졌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다시 상승 반전을 꾀하려면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진정되고, ‘위드 코로나’ 국면으로 전환돼야 하고, 중국의 긴축정책이 완화돼야 한다”며 “최근 전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유럽을 중심으로 둔화되고 한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일부 지표에서 정책 변화 기대감이 일부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