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보고서 한 장에…애플카 관련株 껑충 왜?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09-12 11:20 수정일 2021-09-12 16:22 발행일 2021-09-13 9면
인쇄아이콘
42
 

미국 IT 공룡 애플의 ‘애플카’ 개발 관련 소식에 국내 주식시장이 또 한 번 들썩였다.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내용의 증권사의 보고서 때문이다. 기업 이름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곳은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이노텍은 전 거래일 대비 8500원(3.84%) 오른 2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LG전자는 전날보다 5000원(3.53%) 오른 14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밖에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1.21%)과 삼성SDI(0.13%)도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선 에코프로비엠이 전날보다 4만2900원(12%) 오른 40만500원에 종가를 형성하면서 주당 40만원선을 넘었다. 한솔케미칼은 1만2000원(3.92%) 오른 31만8500원에, 엘앤에프는 4200원(3.37%) 오른 12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들은 이날 오전 KB증권 보고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애플은 애플카의 자체 개발로 선회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애플이 핵심 부품을 LG, 삼성, SK로부터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을 포함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김 연구원은 “애플은 오는 2025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전기차 비중이 30%로 2019년 12배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시장진입을 통한 생태계 확장을 위해서라도 2024~2025년경에 애플카를 공개할 것”이라며 “이 경우 애플은 제한적인 시간 속에서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아이폰 부품 공급망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따라서 애플은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핵심부품을 LG, 삼성, SK로부터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부품(LG전자·LG이노텍·LG·삼성·SK의 배터리 3사) 및 소재업체(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한솔케미칼·포스코케미칼)의 장기 공급계약의 가시성도 동시에 확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애플카가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와 협력해 애플카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측이 사실이 아니라고 공시한데다 협력이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두 종목의 주가는 급락했다. 애플카 바람이 국내 증시에 8개월 만에 불어온 셈이다.

LG이노텍의 경우 1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 이종욱 연구원은 “경쟁사의 초기 생산 차질로 LG이노텍의 예상 카메라 출하량을 18% 상향 조정한다”며 “환율도 예상보다 우호적이기 때문에 연간 영업이익도 기존보다 3.6% 올린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9월 신제품 출시 이후 초기 판매 피드백과 하반기 시장의 전망을 웃도는 실적은 투자자들의 시각을 낙관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0만원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