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규제'인터넷株급락, “반응 과해” vs “장기 부정적”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09-09 11:13 수정일 2021-09-09 16:56 발행일 2021-09-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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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파죽지세로 달렸던 카카오와 네이버가 금융당국의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을 내세운 규제 소식에 급락 중이다. 증권가에서도 당국 규제 영향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그나마 네이버가 카카오보다 영향이 적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7500원(-5.42%) 급락한 13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카카오는 전날 10% 급락한 뒤 이날도 하락 출발해 장중 13만5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한 때 코스피 시가총액 3위에도 올랐던 카카오는 이틀간의 급락으로 5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로 밀려났다.

같은 시각 네이버는 전날보다 1만원(-2.44%) 하락한 39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네이버 역시 전날 7.87% 급락한 뒤 이날 하락 출발해 장중 39만85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두 종목은 전날 금융당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소식에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12조6422억원 증발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금융플랫폼의 금융상품 정보제공, 비교, 추천 등이 중개에 해당해 금융소비자보호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해 시정 조치를 요구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당국 규제의 영향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주가 급락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정호윤 연구원은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의 중요한 사업 모델이 장기적으로 사라지고, 이게 카카오페이의 평가절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다소 과도하다”며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등에 대해 시장에서 부여하고 있던 기업가치는 10조~15조원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도 주가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안재민 연구원은 “당장은 규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이행 사항이나 수수료율 제한과 같이 매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크지 않다”며 “금소법 관련 부분은 일부 조치와 자격 획득 등을 통해 서비스가 중단될 가능성이 낮고, 펀드 및 보험 상품 중개 관련 이슈는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과 케이피보험서비스가 관련 자격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장기적으로 추가 규제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SK증권 최관순 연구원은 “정부와 여당의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내용은 공정거래를 위한 논의이기 때문에 플랫폼 기업에 일방적으로 불리하진 않다”면서도 “다만, 정부의 추가 규제 내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점은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인터넷 기업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종목별 의견이 엇갈리기도 한다. 금소법은 네이버보다 카카오에 더 불리하다는 것.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네이버파이낸셜은 전자상거래 사업을 중심으로 결제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나 카카오페이는 펀드 및 보험상품을 추천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융서비스(투자·대출·보험)의 매출 비중은 지난 2019년 2.4%에서 지난해 22.7%로 가파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전반적으로 플랫폼 규제가 강화 추세인 가운데 한국 국회에서도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제정안이 계류 중이라는 측면에서 플랫폼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며 “따라서 하반기부터 전자상거래 생태계 강화가 예상되고 금소법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네이버에 대한 최선호주 관점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