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역대급 실적만큼 커진 '애플 그림자'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09-06 14:11 수정일 2021-09-06 14:12 발행일 2021-09-07 6면
인쇄아이콘
이노텍

LG이노텍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13’의 출시가 다가오면서,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 역시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이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매출 증가로 오는 3·4분기 예상 영업익도 각 분기별로 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애플 의존도가 높은 LG이노텍의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이노텍은 올해 2분기 매출에서 2조3547억원, 영업이익은 151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의 경우 지난해 동 분기보다 178% 가량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498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17% 가량 늘었다. LG이노텍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원인으로는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2 효과가 꼽힌다. 아이폰12 프로맥스에 탑재된 트리플 카메라와 ToF(Time of Flight·비행시간 거리 측정) 3D모듈 수요가 늘어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평이다. 실제 공시에 따르면 2분기 LG이노텍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67% 가량 늘었다.

업계는 아이폰13 출시 등으로 하반기 LG이노텍의 영업이익만 6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기 기준 지난해보다 38.7% 가량 증가한 규모다. 대신증권 등에 따르면 올해 LG이노텍의 연간 영업이익은 1조1200억원을 넘어, 처음으로 영업익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3의 경우, 흔들림 등을 보정하는 ‘센서 시프트’를 적용하는 모델이 최대 3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트리플 카메라에 적용되는 센서시프트 기술은 현재 LG이노텍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 전면 ToF 카메라도 단품에서 통합으로 전환되면서 매출에 추가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LG이노텍이 내년과 내후년에도 영업이익을 1조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해보다 실적이나 성장세는 둔화될 수 있다. 추가적인 변수는 애플이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속 감소하고 있다. 아이폰 시리즈의 흥행 기간이 너무 긴 점과 부품 공급 등도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광학솔루션 부문이 애플 납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아이폰 출하량 감소가 발생한다면 추가적인 실적 둔화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 LG이노텍의 경우 과거 출하량 감소로 광학솔루션 부문의 제품 재고자산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상태다. 지난해 3분기에는 애플의 아이폰 출시 연기로 시장 예상 영업익보다 약 55억원 하락한 영업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런 상황에서 LG이노텍이 기판솔루션 비중을 높여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기판에서 SiP, AiP 등 신성장 기판 매출이 증가해 광학솔루션의 의존도를 낮춘 동시에, 수익원을 다변화한 측면은 긍정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