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규제… 대출금리 3개월새 0.5%p↑ 지표금리 4배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09-05 17:52 수정일 2021-09-05 17:53 발행일 2021-09-0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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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사진=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3개월 만에 0.5%포인트(p) 가까이 올랐다. 은행이 대출금리의 기준으로 삼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의 4배에 달한다. 정부로부터 가계대출 규제 압박을 받는 은행들이 가산·우대금리 조정을 통해 대출금리를 시장금리보다 더 크게 올리고 있다는 뜻이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3일 현재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2.80∼4.30% 수준으로, 3개월 전(2.35∼3.88%) 대비 하단과 상단이 각각 0.45%p, 0.42%p 올랐다.

같은 기간 신(新)잔액 코픽스를 따르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2.284∼4.01%에서 2.673∼4.38%로, 최저·최고금리가 각 0.389%포인트, 0.37%포인트 뛰었다. 신용대출의 경우 3일 현재 3.00∼4.05%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되는데, 5월 말(2.564∼3.62%)보다 상·하단이 모두 0.43%p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지표금리로 코픽스를 활용한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대출에 쓰일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금리)을 들였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은행이 실제로 취급한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하지만 지난 3개월 동안 신규 코픽스는 불과 0.13%p 올랐고, 신잔액 코픽스는 변화가 없었다.

신용대출 금리는 주로 은행채 6개월 및 1년물 등 금융채 단기물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데,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5월 말 0.935%에서 이달 3일 현재 1.250%로 0.315%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4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인상 폭은 이보다 더 올랐다.

따라서 최근 4대 은행이 대출금리를 올린 이유는 지표 금리에 자체 판단으로 더하는 가산금리를 올렸거나 거래실적 등을 반영해 깎아주는 우대금리를 줄였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대출 총량 관기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이 가계대출 규제를 더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은행권의 금리 인상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6일부터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0.2%p씩 올리기로 했는데, 이는 가산금리를 0.2%p 올리는 것으로 3일 현재 전세자금 대출금리(2.77~3.87%)를 고려하면 다음 주부터 최고 금리가 4%를 넘어선다.

KB국민은행도 지난 3일 신규 코픽스를 지표금리로 삼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6개월 주기 변동)의 우대금리를 0.15%p 낮춰 2.65∼4.15% 범위인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대출기간 5년이상·아파트·신용 1등급)가 2.80∼4.30%로 올랐다. 전세자금대출 신규 코픽스 변동금리(6개월주기 변동)의 우대금리도 0.15%p 낮췄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