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대기업 10곳 중 7곳, 하반기 신규채용 없거나 미정”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09-05 11:00 수정일 2021-09-05 15:24 발행일 2021-09-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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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500대 기업 대상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발표
"코로나 4차 대유행 감안, 채용시장 한파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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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하반기 매출액 500대 기업 신규채용 계획.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경영 불확실성 가중과 고용여력 위축으로, 올해 하반기 대기업 10곳 중 7곳은 신규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5일 발표한,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 ‘2021년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보면, 대기업의 67.8%는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중 신규채용 계획 미수립 기업은 54.5%, 신규채용이 ‘0’인 기업은 13.3%였다.

한경연은 “신규채용 계획이 없거나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 비중이 전년 동기보다 다소 줄긴 했지만, 작년에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았던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며, 최근의 코로나 4차 대유행의 기세를 감안하면 채용시장의 한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대기업 비중은 32.2%였다. 이 중 작년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53.8%, 채용규모가 작년과 비슷한 기업은 35.9%, 작년보다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은 10.3%로 조사됐다.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32.4%), 고용경직성으로 인한 기존 인력 구조조정 어려움(14.7%),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11.8%) 등이 꼽혔다.

하반기 채용시장 변화 전망에 대하여 기업들은 언택트 채용 도입 증가(24.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경력직 채용 강화(22.5%), 수시채용 비중 증가(20.3%)에도 주목했다. 이 외에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 인재채용 증가(9.4%), 인공지능(AI) 활용 신규채용 증가(8.7%), 블라인드 채용 확산 등 공정성 강화(7.2%) 순으로 올해 하반기 채용시장 변화를 내다봤다.

수시채용을 도입한 기업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졸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을 활용한 기업 비중은 63.6%로, 작년 대비 11.1%포인트(p) 증가했다.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이 24.0%,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한다는 기업이 39.6%였다. 한편, 공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36.4%에 그쳤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노동, 산업 분야 등 기업규제 완화(38.8%)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신산업 성장 동력 육성 지원(25.6%),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4.0%), 정규직·유노조 등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5.8%), 진로지도 강화, 취업정보 제공 등 미스매치 해소(5.0%) 등이 뒤를 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실물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청년 고용시장은 여전히 안갯속”이라고 우려하며,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 고용유연성 제고 및 신산업 분야 지원 확대 등으로 기업들의 고용여력을 확충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