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이르면 오늘 아프간 새 정부 출범 선언

권규홍 기자
입력일 2021-09-04 09:39 수정일 2021-09-04 09:55 발행일 2021-09-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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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EPA연합)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이르면 3일(현지시간) 새 정부 출범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AFP통신은 금요일 오전 기도회가 끝난 뒤 탈레반이 내각 명단을 발표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탈레반 간부인 아흐마둘라 무타키는 소셜미디어에 카불의 대통령궁에서 기념식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톨로뉴스 등 아프간 현지 언론도 전날 정부 구성 발표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신자(무슬림)들은 하루 5번 기도해야 하며 남성들은 금요일 점심 모스크에서 열리는 합동예배에 참여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탈레반의 새 정부 발표는 한국시간으로 저녁 시간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탈레반 새 정부는 신정일치 체제인 이란을 참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탈레반 최고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역시 새 정부의 최고 지도자를 맡고, 그 휘하에 대통령이 임명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1961년생으로 추정되는 아쿤드자다는 이슬람 율법학자 출신으로 2016년부터 탈레반을 이끌면서 정치, 종교, 군사 등 중요 분야의 결정을 내려왔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지도자’로 불렸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처럼 국가의 영적 최고지도자로 추앙받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탈레반 조직의 고위 인사들도 새 정부에서 핵심 보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탈레반이 ‘조직 2인자’로 탈레반 창설자 중 한 명인 압둘 가니 바라다르를 외무장관에, 탈레반 창설자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이자 군사작전을 총괄해온 무하마드 야쿠브를 국방장관에, 연계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의 고위 인사 칼릴 하카니를 내무장관에 내정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카타르에서 평화협상을 이끈 탈레반 측 대표 압둘 가니 바라다르의 경우 내각 수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탈레반은 앞서 지난달 하순 재무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 대행에 굴 아그하, 사드르 이브라힘을 각각 임명했다고 밝혔다.

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