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OLED 잡자”...디스플레이 업계, 코로나 뚫고 베트남 투자 러시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09-02 14:14 수정일 2021-09-02 14:15 발행일 2021-09-03 5면
인쇄아이콘
dsdsd
베트남 호치민시.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국면인 베트남에 최근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투자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베트남 북부 하이퐁시에 위치한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모듈 공장의 증설에 14억달러(약 1조6265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하이퐁시 인민위원회의 투자인증서도 발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LG디스플레이가 하이퐁시에 투자한 것은 올해 두 번째로 지난 2월에도 7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번 증설은 LG디스플레이가 지난달 13일 공시에서 밝힌 3조3000억원 규모의 중소형 OLED 투자 계획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하이퐁 공장 증설의 경우, 파주 6세대 OLED 패널 증설 계획에 투자 기간과 물량까지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하이퐁 공장 증설은 파주 패널 공장과 동일한 2024년 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향후 파주에서 생산할 OLED 패널 생산 물량을 베트남 등 현지에서 조립(모듈)하기 위한 증설인 셈이다. 향후 추이에 따라 베트남과 중국 등에 위치한 모듈 공장을 추가 증설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는 이번 베트남 증설을 통해 기존 월 1000만개의 모듈 생산량이 최대 1400만개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원판 기준 모듈 생산량도 파주의 패널 예정 생산량에 맞춰 배 이상 증량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 증설 계획은 대형 패널 제품보다는 스마트폰 등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생산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물량은 이미 설비를 확보해 뒀기 때문에, 중소형(5~6인치,10~20인치) OLED 물량 증설에 설비 투자의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베트남 북부 박닌성에 위치한 폴더블폰 생산라인의 추가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설비 증설을 통해 내년 초까지 연간 2500만대까지 폴더블 OLED 생산량을 늘릴 것을 검토 중이다. 관계자는 “관련 사안에 대한 물밑 검토 외에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공장의 추가 증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Z플립3와 Z폴드3 등이 사전 예약 판매에서 예상을 넘어선 흥행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의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은 최대 약 790만대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다음 달까지 폴더블폰의 출시 국가를 약 130개국으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폴더블폰의 출하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신 등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시에 위치한 기업 3600여곳 중 조업이 일시 중단된 곳이 70%에 달하고 있다. 다만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베트남 투자·증설 계획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박닌과 하이퐁이 하노이와 인접해 있지만, 베트남 당국이 현재 도시 간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하이퐁 등지에는 확진자가 거의 없어 가동이나 증설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