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올해 버티기도…자본잠식 상태 위기감 '고조'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21-08-31 13:46 수정일 2021-08-31 13:47 발행일 2021-08-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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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극심한 영업적자에 시달리면서 자본잠식에 허덕이고 있다. 문제는 당장 뚜렷한 대책이 없어 무상감자, 유상증자 등을 실시하며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31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LCC들이 올해 3분기에 이어 연말까지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제주항공의 컨센서스(추정치) 영업적자는 6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진에어·티웨이항공도 각각 영업적자 432억원, 27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LCC들은 영업적자가 지속되면서 재무구조에 한계에 다다른 상태이기 때문에 올해를 버티기 힘든 항공사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LCC들은 9월 고용유지지원금이 대부분 끊기는데다 매각할 자산조차 없다“며 “이대로 가면 금년을 버티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LCC 점유율 1위인 제주항공은 이미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올 상반기 기준 제주항공의 자본잠식률은 약 58%로 연말까지 50% 아래로 내리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 751억원의 매출과 영업손실 712억원을 냈다.

진에어도 올해 상반기 기준 자본잠식률은 139%에 달하며 에어부산의 최근 기준 자본잠식률은 29%대로 집계됐다. 이를 위해 에어부산은 다음 달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자금을 확보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올 하반기까지 장기화될 경우 자금부족에 따른 경영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LCC들이 자본잠식에 허덕이고 있지만 수익을 낼 만한 사업이 없고, 오는 9~10월 유급휴가 고용유지지원금마저 끊기면 고용 불안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 속도는 매우 더딜 전망”이라며 “국내선 수요 둔화에 따른 운임 약세 우려로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유동성 우려가 여전하다”고 전망했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