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중소형 집 건축주를 위한 플랫폼 '행복 건축협동조합'
일반인들이 집이나 건물을 지을 때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많은 고생을 하고, 시간과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집 짓다가 10년을 늙었다”거나, “가진 재산의 대부분을 날렸다”라는 식으로 다소 섬뜩하기까지 한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국내 중소형 건축시장의 현실이다.◇ ‘행복 건축협동조합’을 설립 계기는?
이들은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이 시장의 문제점들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기 시작했고, 약 반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서 새로운 형태의 건축 플랫폼을 2019년에 출범시켰다. 행복 건축협동조합은 그렇게 시작되었으며, 이제 3년 차를 맞이하고 있는 새내기 법인이다.
◇ 건축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이에 대한 건축 전문가들의 어려운 점도 있다. 일부 건축주들이 덮어놓고 의심을 한다거나, 건축주의 우위적 입장을 이용해서 갑질을 하면 당하기도 한다. 어떤 건축주는 여러 전문가를 만나서 알게 된 건축 아이디어만 빼내어 다른 곳에 일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부 몰지각한 건축주들 때문에 전문가들도 건축주 만나는 일을 두려워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는 모두 소통의 문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써, 행복 건축협동조합은 양측이 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는 장을 마련하는 것을 첫 번째 사업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모르면 당한다! 제대로 배우고 함께 지어요”라는 교훈으로 시작한 행복 건축학교는 2019년 2월 첫 기수 교육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0기수, 100여 명의 수강생을 배출했다. 이 학교에서는 건축 사업 계획, 부동산, 금용, 계약·견적, 설계, 인테리어, 시공, 법무, 세무, 건축 사례 발표 등 총 10개 과목이 강의 되고 있으며, ‘소통 문제의 해결’이라는 취지에 맞게 토론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 기수 당 정원을 20명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행복 건축학교는 각 기수 별로 커뮤니티처럼 수강생들끼리 서로 알고 있는 정보나 노하우를 공유하고, 다른 사람이 건축을 할 때 알고 있는 부분에서 조언을 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국 전통사회의 품앗이처럼 서로 돕는 건축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앞으로 어떤 조합이 되기를 바라나?
또한 그는 “행복 건축협동조합을 처음 설립했을 때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정말로 비영리 법인인지, 수익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그저 또 다른 포장을 한 건축회사가 아닌지 문의가 많았다. 심지어는 정계 입문을 위해 돈도 안 되는 협동조합을 만든 게 아니냐는 말까지 들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 조합원들은 초심을 잃지 않고 일해 왔으며, 이제 의심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생각된다. 앞으로도 우리 조합은 계속 변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금까지의 과정을 통해 행복 건축협동조합은 향후에 새로운 사업들을 준비 중에 있다.
◇ 향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사업은?
두 번째로 나라에서 인정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이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건축과 관련된 공공사업을 수행하는 것인데, 도시재생, 건축 현장 인력 교육, 청년 주거문제 해결, 그리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주거 환경 개선사업 등에 기여하거나 주도적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행복 건축협동조합은 서울 광진구의 사회적 경제 연합체인 광진 사회적 경제네트워크의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광진구의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시민단체의 연합체이며, 지역의 사회적 경제 실현 및 발전을 위해 회원사들 간의 협업을 통해 지역의 사회적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곳이다. 행복 건축협동조합은 이 네트워크의 ‘주거복지분과 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며, 지역사회의 건축과 관련된 사업에서 기여할 바를 고민하고 있다.
송 이사장은 “점점 많은 분들이 조합의 취지에 공감하고 모이고 있다”면서 “쉬운 길은 아니지만, 내외부적으로 함께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중소형 건축계와 관련된 사회적 경제 분야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