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發 반도체 인상, 삼성 파운드리 실적 향상으로 이어지나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08-30 14:47 수정일 2021-08-30 14:48 발행일 2021-08-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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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주년 앞둔 삼성전자<YONHAP NO-3663>
삼성전자. (연합뉴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의 반도체 가격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대규모 파운드리 투자에 나선 삼성전자 역시, 추가적인 투자비용 확보를 위한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에서 세계 시장 1위를 점유하고 있는 대만 TSMC가 반도체 가격을 최대 20%까지 인상할 예정이다. 인상시기와 가격 인상폭은 각 기업들마다 다르지만, 선단 공정 반도체 가격은 10%, 일부 차량용 반도체 등은 20%까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TSMC가 일부 웨이퍼 가격을 10% 인상한 후 반도체 가격을 다시 올린 것이다. TSMC는 지난해 하반기에서 올해 초까지 전체 반도체 가격을 10% 가량 추가 인상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TSMC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초를 목표로 본격적인 가격 인상에 들어간다.

대만 반도체 기업이 반도체 가격 인상 폭을 확대하는 이유로는 우선 반도체 수요 폭증이 꼽힌다. 파운드리 시장도 양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옴디아 등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보다 약 8.5% 이상 성장한 738억달러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가격 인상 이유는 생산 시설 투자에 따른 수익률 저하를 막고, 인상에 따른 수익 분을 다시 공장 증설 등에 투자해 생산 능력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다. TSMC의 경우, 지난 4월 1000억달러(약 113조원)를 투자해 미국 내 시설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에도 현재 12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삼성 등 관련 파운드리 진출 기업의 줄도미노 인상이 유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평택 2공장 등을 중심으로 5nm 등 파운드리 라인 증설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도 파운드리 제2공장에 170억 달러(약 2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향후 3년 안에 파운드리 분야에서만 50조원 이상을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미래 투자 기반 마련을 위한 공급 가격 현실화로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혀 반도체 가격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후발주자인 인텔도 파운드리 분야에서 공격적인 시설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상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에는 영향을 주기 힘들지만, 파운드리 분야의 실적 개선에는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파운드리 공장의 가동률이 100%에 가까운 상황이라 점유율 변화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 다만 3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분야 수익 향상에 긍정적인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등은 5nm 중심의 선단공정 생산 수율 개선과 반도체 가격 인상으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이 크게 증가해 비메모리 분야에서 20조원 이상의 연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파운드리 업계의 반도체 가격 인상에 따라, 삼성도 공급 가격 현실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는 결국 기술과 더불어 투자설비 확보에 달려있기 때문에 투자 동력 유지를 위해서라도 반도체 가격 인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