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항공사, 포스코 코로나 대비 '신규 채용'…LCC "기약 없다"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21-08-30 14:53 수정일 2021-08-30 14:53 발행일 2021-08-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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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항공)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여파에 여전히 시달리는 가운데 대형항공사가 신규 채용을 단행하고 나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조종사를 채용할 계획이다.

3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신입 조종사를 채용한다. 채용 대상은 군 경력 및 민간 경력 신입 조종사며, 다음달 27일까지 모집한다. 채용 규모는 두 자릿수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정확한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올 하반기 신규 채용을 진행하지 않는다.

대한항공의 이러한 인력 보강 계획은 화물기 주력 기종인 보잉 747·777기 운항에 필요한 인력 확보 차원에서다. 대한항공은 화물전용 여객기 등 가용자원을 최대로 활용해 화물 운송 사업으로 수익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화물 운송 사업 확대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종료 후 늘어날 항공 수요까지 미리 대비하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화물 수송에 힘입어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한 1조9508억원,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196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화물사업 매출은 1조5108억원으로 역대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숙련된 조종사 양성에는 소형기 1년, 중·대형기 3년가량의 교육이 필요한 만큼, 조종 인력 양성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인력 채용에 나섰다”며 “현재는 채용 전형을 시작한 단계로 당장 입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력 투입 필요 시기와 양성 기간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입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는 신규 채용 계획이 전무한 상황이다. LCC들은 심각한 영업적자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유급휴가 고용유지지원금마저 끊길 상황에 처해있다. 이에 따라 신규 채용은 물론 현재 있는 직원들마저 하반기에 무급 휴가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대형항공사는 화물 사업으로 버티고 있으나 LCC들은 9월 고용유지원금이 대부분 끊기는데다 매각할 자산도 없어 자구 노력은 다 했다고 보인다”며 “국내선의 출혈경쟁까지 더해지면서 금년을 버티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3월 항공사들에게 2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구체적 대책 마련이 안 되고 있어 빠른 시행이 필요하다”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라도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