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투자·고용안 들여다 보니···"바이오 '제2반도체' 육성, 첨단인력 1만명 추가 고용"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08-24 16:32 수정일 2021-08-24 16:36 발행일 2021-08-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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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경제상황'·'국익'에 화답…국내 경제 회복 초점
반도체, 기술력과 과감한 M&A로 리더십 강화
바이오, 생산력 1위 달성·바이오시밀러 '고도화'
고용난 속 채용 문 넓혀 안정성 기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상고 포기<YONHAP NO-1590>
서초사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사령탑에 복귀한 후 처음으로 삼성의 향후 투자방향과 규모, 고용 계획이 담긴 보따리가 24일 공개됐다.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과 바이오 산업 육성 계획도 이번 발표에 포함됐다. 차세대 전략산업 투자와 함께 국내 투자 및 고용도 확대하면서, 코로나 19 이후의 미래 산업과 국제 질서, 사회구조 대변혁에 대비하겠다는 것이 삼성의 계획이다. 이는 ‘국가적 경제상황’과 ‘국익’을 이유로 가석방이 단행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반도체 등 첨단 혁신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액을 공개했다.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총 240조원으로 확대하고, 이 가운데 180조원은 국내에 투자키로 했다. 단일 기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이라는 평가다. 국내 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춰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도체에서는 기존 메모리반도체에서 절대 우위를 유지하면서,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기술력 제고와 함께 원가 경쟁력 격차를 확대한다. 14나노 이하 D램,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 차세대 솔루션 개발 투자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장기 수요에 맞춘 R&D 인프라 투자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시스템반도체에서는 보다 과감한 투자를 진행한다. 삼성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만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선단공정 적기 개발과 함께 기존 시스템반도체 투자 계획도 조기 집행한다. GAA 등 신기술 적용으로 3나노 이하 조기 양산에도 나선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와 반도체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반도체 생태계에서 공격적 투자는 사실상 ‘생존 전략’이라는 것이 삼성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은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한 시장 주도권 확보도 다시 한 번 시사했다. 과감한 M&A를 통해 기술·시장 리더십 강화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바이오 분야는 차세대 치료제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고, 오는 2023년 세계 시장의 30%를 점유해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삼성은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바이오 사업 시작 9년 만에 3개의 CDMO 공장을 완공한 상태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능력은 62만리터로 세계 1위로 올라선다. 이 외에 백신과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하고, 바이오시밀러 고도화에도 집중 투자한다. 바이오 산업이 고부가 지식 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의 문제로 떠오른데다, 백신 확보 등 삼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커진 것이 이번 바이오 투자 육성 계획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삼성은 우선 ‘고용 절벽’의 우려 속에서 채용의 문을 넓히기로 했다. 삼성은 향후 3년간 4만명을 직접 채용한다. 기존 계획보다 1만명이 더 추가된 규모다. 첨단산업 위주로 고용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향후 3년간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감안하면 56만 명의 고용·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신입 사원 공채 제도 역시 국내 채용 시장의 안정성을 위해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국내에서 공채 제도를 처음으로 시작한 기업이다. 아울러 사회공헌·교육 사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중소기업과 관련해 기초과학·원천 기술 R&D 지원을 확대하고, 스마트공장 프로그램도 지속 추진한다. 상생펀드 등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사 안전망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