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급등 주식 매수…주가 오르면 빨리 팔고 떨어지면 보유”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08-24 14:11 수정일 2021-08-24 14:12 발행일 2021-08-2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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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급등한 주식을 매수하고, 주가가 오르면 빠르게 매도한다’. 개인투자자들이 비효율적인 투자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24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10월 개인투자자 약 20만명의 상장주식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개별 주식 매수일 이전 40일간 누적수익률은 25.8%, 직전 20일간 16.8%, 직전 5일간 6.6%로 매수일에 가까워질수록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누적초과수익률의 경우에도 추세는 유사했다. 매수일 이전 40일, 20일, 10일, 5일 기준으로 각각 19.2%, 12.6%, 8.2%, 5.1%로 집계됐다.

반면 매수일 이후 40일간 누적수익률은 11.6%이며, 같은 기간 시장 수익률을 차감한 누적초과수익률은 -3.1%로 집계됐다.

거래량이 급증한 주식에 개미들이 몰리는 현상도 발생했다. 매수 40일 전 거래회전율은 6.7%, 매수일 전날에는 15.4%, 매수일 당일에는 22.7%로 조사됐다.

자본시장연구원 김준석 선임연구위원은 “분석 기간 개인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은 주가가 급등한 주식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은 보유한 주식의 주가가 오르면 서둘러 파는 반면, 하락하면 매도를 미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다음날 이익 포지션의 41%를 매도했으나, 손실 포지션은 22%를 매도했다. 매수 후 10일간 주식을 보유한 경우에도 이익 포지션은 11%를 매도한 반면, 손실 포지션은 5%를 매도했다.

분석 기간 종료 시점에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개별주식 포지션을 살펴본 결과 전체 포지션의 71.4%가 손실을 냈다.

김 연구위원은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상승장에서 수익 기회를 제한하고 하락장에서 손실을 누적하는 비효율적인 투자 행태”라며 “이 같은 행태 △자신의 예측이나 평가가 정확하다고 믿는 ‘과잉확신’ △손실 실현을 미루고 이익 실현은 서두르는 ‘처분효과’ △활용하기 쉬운 정보를 선택하는 ‘제한된 주의’ △사안을 표면적 특성에 근거해 판단하는 ‘대표성 편의’ 등과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보 열위에 놓인 개인투자자들의 행태적 편의가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한다”며 “인간의 인지적 한계, 편향된 믿음, 감정에서 유래하는 행태적 편의는 불가피한 측면이 크나 직접 투자 성과에는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