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베트남 리스크’로 또 다시 홍역?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08-24 14:14 수정일 2021-08-24 14:16 발행일 2021-08-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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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봉쇄 직전의 호찌민 번화가<YONHAP NO-1716>
베트남 호찌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3일부터 외출이 전면 금지되는 등 사실상 완전 봉쇄에 들어갔다. 사진은 전면 봉쇄가 시행되기 직전 호찌민의 유명 번화가인 레 탄 똔 거리.(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한 베트남 셧다운(전면 봉쇄)으로 현지에 주요 생산 공장을 갖춘 국내 전자업계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외신 등에 따르면 베트남 호치민시는 현지시간으로 이달 23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시민들의 외출과 야간 통행을 전면 통제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조치로써, 지난 20일 기준 호치민시의 신규 확진자는 베트남 전체 확진자의 30%를 넘는다.

호치민에 가전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호치민시 국가전력산업단지에는 70만㎡ 규모의 삼성전자 사이공하이테크파크(SHTP) 사업장이 위치하고 있다. 해당 사업장의 직원 수는 약 7000명으로 미주와 동남아 등을 상대로 생활가전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셧다운으로 인한 직접적인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호치민시의 경우 셧다운 이전부터 사업장 내 출퇴근을 제한하고, 사업장에서 머무는 경우에만 공장 가동을 허가했기 때문에 이번 봉쇄로 사업상 운영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는 해명이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해당 사업장의 근무 인원은 2000여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공장 가동률 역시 30~40%대로 떨어졌다. 관련 공시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CE 부문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77%로, 전체 평균의 절반까지 가동률이 떨어진 셈이다. 사태가 장기화 될 시 3분기 실적에 영향을 주는 등 피해가 커질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6조원이 넘는 해당 사업장의 지난해 매출액을 토대로, 하루 8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경우 하루 17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베트남 하이퐁시에 생산 공장이 있는 LG전자와 이노텍, 디스플레이 등도 베트남 내 확산자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확산 추이에 따라 가동률과 근무 인원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베트남 현지 방역 정책에 따르면서 숙소 보조 등의 대비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하이퐁의 경우 호치민시처럼 상황이 심각하지 않아 공장을 기존 가동 중이다. 공장 정상 가동으로 LG이노텍 등 일부 업종은 이번 셧다운으로 일부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LG이노텍의 경쟁사인 ‘샤프’사의 호치민 인근 공장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차질없이 생산 중에 있고, 코로나19 영향도 적은 하이퐁에 위치해 점유 확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