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韓 제조업 근로자 고령화, 美의 11배”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08-23 11:00 수정일 2021-08-23 14:15 발행일 2021-08-24 2면
인쇄아이콘
50대 이상 2배 늘고 청·장년층 모두 감소
성장잠재력 급격히 악화 우려
그림
주요 제조업 국가의 근로자 평균연령 추이 및 전망(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최근 10년간 한국의 제조업 인력의 고령화가 주요 제조 강국인 미국, 일본보다 각각 11.3배, 2.8배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제조업 근로자의 고령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 제조업 근로자의 비중이 2010년 15.7%에서 2020년 30.1%로 14.4%p 증가했다. 반면 30대 비중은 35.1%에서 27.8%로 7.3%p 감소하여 가장 크게 줄었다. 이어서 청년층(15~29세) 비중 역시 21.6%에서 15.2%로 6.4%p 감소했다. 40대 비중은 27.7%에서 26.9%로 0.8%p 소폭 줄었다. 한경연은 “최근 10년간 50대 이상 제조업 고령인력 비중이 약 2배 증가한 데 비해, 미래의 성장 동력인 청·장년층 근로자 비중은 전부 줄어들어 제조업 인력의 노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제조업 강국인 미국, 일본과 비교 시, 한국의 제조업 고령화 속도는 훨씬 심각하다는 평가다.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2011년 39.2세에서 2020년 42.5세로 3.3세 오른 반면, 일본은 41.6세에서 42.8세로 1.2세 증가, 미국은 44.1세에서 44.4세로 0.3세 증가에 그쳤다. 2011~2020년 증가율을 보면,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연평균 0.90% 올라, 미국(연평균 0.08%↑)보다 11.3배, 일본(연평균 0.32%↑)보다 2.8배 빠르게 고령화됐다. 한경연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6년부터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44.9세)은 미국(44.6세)과 일본(43.6세)을 모두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경연은 제조업 고령화의 원인으로 저출산과 함께, 엄격한 노동규제로 인한 청·장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제조업 일자리는 2010~2015년 사이 59만7000명 늘었지만, 2015~2020년 7만1000명이 증가하는데 그쳐, 최근 5년간 제조업 고용이 크게 위축되었다는 설명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경제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해 온 제조업의 고령화는 성장동력 약화에 따른 산업 및 국가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고 세대 간 소득양극화 및 청년 빈곤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추 실장은 “따라서 직무가치와 생산성을 반영한 임금체계로의 개편, 노동유연성 제고, 규제 완화 등으로 민간의 고용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교육·훈련 강화로 노동의 질적 향상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